자니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자니?
밤하늘 큰 달은 저리 밝은데
은하수 반짝이며 쏟아지는데

자니?
풀벌레 찌르르 울어대는데
개울물 저렇게 달려가는데

자니?
내 마음 이렇게 타들어가는데
내 그리움 한없이 깊어가는데

자니?
네게 가고픈 내 맘 전하고픈데
네 옆에 포근히 눕고 싶은데

자니?
그래도 문은 열어줘야지
비번까지 바꾸는 건 너무하잖아
담부턴 술 덜 먹고 일찍 올 거야
전화는 옆에 끼고 바로 받을게
자니? 자니?
여보세요?

자니? - 김경근
(부제 : 여보 오늘 내가 늦은 건 야근이 끝나고 우리 부장님의 장모님의 상갓집에 갔다가
회갑잔치 때 만난 직원이 교통사고로 입원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잘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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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따스합니다
햇살이 좋습니다
바람도 좋습니다
밤에 피어내는 꽃들의 말들도
하늘 나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도
달빛 받아 울리는 벌레 소리도
딱 좋은 날들입니다

돌아보면
계절은 이렇게 좋은 시간을
우리에게 항상 주고 있었어요.
단지
내 맘이 답답할 때
내 맘이 슬플 때
내 맘이 힘들 때
별도 달도 꽃도 새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암흑이 되나 봐요.

오늘은 살짝 눈을 떠 볼까요
용기가 안나도
엄두가 안나도
실눈이라도 떠서
살아감을
살아있음을
사랑하고 있음을 느껴볼까요
당신에게 전해진
선물 같은 오늘이잖아요

ps: 위 시는 한때 불금과 연휴를 맞아 달릴 준비를 하셨던 우리 열혈 주당 남편들이,
화려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요즘 같이 엄중한 코로나 시대에는
설마 전혀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과거를 회상해보는 작은 마음을 그려본 시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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