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2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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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월 피우리라
결심하지 마라
풀리기 쉬운 것이 마음 묶음이란다
풀어진 꽃잎에 허전해지는 건 네 봉오리려니

내 향기 퍼지리라
다짐하지 마라
막히기 쉬운 것이 마음이란다
막힌 마음 더미에 옅어지는 건 네 향이려니

꽃잎 떨어진다고
슬퍼하지 마라
흩어지고 허물어져 휘청인다 해도
그리 피고 그리 지는 게 인생이란다

결심 많고 다짐 많은 세상
네 꽃잎 피울 때가 절정이란다
네 향 펼칠 때가 한 철이란다
결심하지 마라
다짐하지 마라
네 꽃잎 떨어진다고
돌아보지 마라

낙화 2 -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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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를 써 봅니다.
이 봄에 낙화는 뜬금없을듯해도
눈송이처럼 떨어져 흩날리는 벚꽃잎을 보면
또 이 봄도 낙화가 어울리는 계절일 듯도 싶습니다.

오늘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오늘 저녁이 되면 또 많은 이들이 기뻐하고 많은 이들이 실망하겠지요
물론 개중에는 탐욕이 가득한 욕심 많은 얼굴을 가진 이도 있고,
몰상식만 가득한 머리를 달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이들을 다음 국회에서는 보지 않기를 소망하지만
세상 일은 내 맘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또 그들 나름대로의 몫이 있기도 하겠고요.
그렇게 또 오늘 많은 꽃들이 피어날 거고
많은 꿈들이 사그라들겠지요.

하지만 꽃 피었다 기뻐할 일도 아니고
꽃잎 떨어진다고 슬퍼할 일도 아닙니다.
백일 천일 피는 꽃 없고,
떨어진 꽃잎은 거름이 되어 새 봄을 기다립니다
욕심은 언젠가는 화를 부르고
진실은 언젠가는 피어날 겁니다.

길고 긴 계절 속에서
넘어진 오늘도 세월이고
달리는 오늘도 세월입니다

꽃잎 진다 슬퍼 말자고요
꽃으로 피어 있는 오늘도
잎으로 떨어지는 오늘도
우리 모두의 가장 멋진 순간이니까요

세상 모든 이들의 멋진 오늘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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