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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27. 2018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 - 장석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땅거미 내릴 무렵 광대한 저수지 건너편 외딴
함석 지붕 집
굴뚝에서 빠져나온 연기가
흩어진다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오, 저것이야
아직 내가 살아보지 못한 느림!

장석주 -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
--------+--------

대추 한알이라는 멋진 시로 써보기 시작한 장석주님의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 입니다.

한적한 시골길의 지붕 옆 굴뚝의 흰 연기가 그려지는 풍경입니다.
바쁜 도시 생활에선 느끼지 못할 느림의 느낌일까요

꽉 막히는 출근길을 부랴부랴 나서고
이런 저런 업무를 기계적으로 하고나면
지친 오후가 되는 그런 하루
그러게요.
우리들 삶은 뭐가 그리 바쁜가 모르겠어요
빨리빨리 한다고 한정된 삶에서 더 많은 일을 하는것도 아닌데
그저 바쁘게 급하게 여유없이 달려가고만 있나봅니다

이 시를 보며 잠깐의 여유로운 상상을 하는데
휴대폰에 딩동 알람이 울립니다.
아마 회사 메일이나 메시지인듯합니다.
습관적으로 폰을 잡으려다 잠시 멈칫 했습니다.
시인이 말해준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를 생각하며
짐짓 메세지 읽기를 미뤘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알람에게 불려다닐까요
아침 기상 알람
회의 알람
약속 알람
알람 맟춰야 한다고 알려주는 알람...
어쩌면 나 스스로 시간을 쪼이며 빠듯하게 살아가는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미뤄논 메시지 읽기를 기다리는 동안의 조바심이 차츰 연해지길 훈련해야 할까봐요.

그렇게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 오늘 하루는 보내볼까요.

사장님께 이야기하고 와야겠습니다
"사장님, 저 오늘 하루 일 천천히 하기로 했습니다. 재촉하지 마세요"
"네? 천천히 집에서 푹 쉬어볼거냐고요?
넵. 지금 바로 서류 올리겠습니다 !!"

여러분들은 단순하고 느리고 여유있는 하루되세요.
전 일이 바빠서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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