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 조용한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내려서 나른한 고양이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생각하는게 내가 누릴 작은 행복입니다
오늘도 커피 한잔을 내려 막 마시려는 찰나, 아파트 전체에 '드르르륵~~~~' 하며 공사하는 드릴 소리가 울립니다. 내 고요한 평화를 방해받은 짜증이 반짝 올라옵니다 생각해보니 얼마 전 어느 층에선가 리모델링을 한다고 동의서를 받은 기억이 납니다. 같이 살아가는 아파트니 어쩔수 없겠지요. 그저 기다릴 수 밖에요 이런 날은 밖으로 나가서 세상이나 한바퀴 보고와야 하는데, 바람이 갑자기 불어 깬동깬동 꾀만 납니다. 글 한 편 어서 쓰고 나가봐야겠네요 그저 어서 공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기다림으로 정호승님의 또 기다리는 편지 한 구절을 그려봅니다
사랑을 기다리는 설렘과 공사가 끝나기를 안달은 다른 기다림이겠지만 그 간절함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의 기다림도 사랑을 기다림처럼 커피 한잔에 녹여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