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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20. 2020

소주 한 병이 공짜 - 임희구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소주 한병이 공짜 - #임희구

막 금주를 결심하고 나섰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감자탕 드시면 소주 한 병 공짜란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삶이 이렇게 난감해도 되는 것인가
날은 또 왜 이리 꾸물거리는가
막 피어나려는 싹수를
이렇게 싹둑 베어내도 되는 것인가
짧은 순간 만상이 교차한다
술을 끊으면 술과 함께 덩달아
끊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한둘이 어디 그냥 한둘인가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
불혹의 뚝심이 이리도 무거워서야
나는 얕고 얕아서 금방 무너질 것이란 걸
저 감자탕 집이 이 세상이
훤히 날 꿰뚫게 보여줘야 한다
가자, 호락호락하
======================

하루하루가 결심입니다.
매일매일이 다짐입니다.
이제는 연초가 아니더라도, 수시로 결심합니다.
잔뜩 먹은 다음 날 불룩한 배를 보곤
이젠 다이어트를 해야지,
병원 검진 받고 나온 날
이젠 운동을 해야지,
감기걸려 목구멍 따끔한 날
이젠 담배 끊어야지,
지난 밤 인사불성에 아침 두통 지끈 거릴때
이젠 술을 그만 마셔야지.
그렇게 그렇게 매일이 결심입니다.

시인도 그런 날인가 봅니다.
여차여차 막 금주를 결심하고, 단단히 마음먹고 돌아가는 길, 감자탕 한그릇에 소주 한 병이 공짜랍니다.
뜨끈한 감자탕엔 소주 한 병이죠.
그 1+1 조합이 공짜 소주 한 병이라니 큰 고민입니다.
그리곤 다짐합니다.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무슨 고민이냐.
삶이 뭐 그리 모질어야 한다더냐.
더군다나 오늘은 날도 꾸물거리는데 말이지.
다이어트도, 금연도, 금주도,
날 좋은 내일부터랍니다.
마음 편한 내일부터랍니다.
하늘 맑은 내일부터 입니다.

세상 모든 결심들의 멋진 시작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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