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시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바빠서
사느라
너무 바빠서
이 나이 되도록
해 놓은 게 하나 없다
해는 다 지고
서쪽 하늘은 어둑한데
피워 놓은 꽃 한 송이 없이
남겨 놓은 詩 한 줄 없이
사느라
살아 내느라
그려 낸 詩도 없이
기억한 時도 없이
시시한 詩
시 없는 時
오늘도
詩를 잊은 時
時를 잊은 詩
시를 잊은 시 -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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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면
또 그렇게 하루는 시작입니다.
뭘 하는지도 모르게 시간은 그렇게 바쁘게 지나갑니다.
해 놓은 것 없는 것 같은,
뭘 따라다녔는지 모를,
그런 시간을 종일 쫓아다니며
하루는 그렇게 흘러갑니다.
하루도 그렇고
일 년도 그렇고
돌아보니 지난 세월이 그렇습니다.
손에 쥔 것들도
세월 따라 그렇게 허망하게 시들고
쌓아 올린 돌탑도
지나 보니 그저 흙산입니다.
세월에 닳아버린 무릎엔
삶의 시큰함만 남아있습니다.
남겨놓은 시 한 줄 없음에도
전해 줄 글 한 줄 없음에도
오늘은 또 그렇게
바쁘게 흘러갑니다
시간은 뭐가 그리 바쁜지
하루는 뭐가 그리 바쁜지...
세상 모든 이들의 평안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