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수국 한 다발 묶었습니다
보라 수국 꽃말은 진심이라니
수국 한 다발 곱게 모아 묶어봅니다
긴 세월 바람 스민
검던 쪽머리는
숱한 그리움으로
진한 연정으로
희끗한 세월 곱게 내려앉아
어느새
보라 수국
이제 새삼 당신 앞에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당신의 세월 닮은
보랏빛 마음 담아
바람 따라 하늘대는
수국 한 다발 묶었습니다.
당신에게 -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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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이 소담스럽습니다.
탐스런 수국을 담아보려 붓을 듭니다.
동그란 수국 송이가 마치 쪽진 머리를 닮았습니다.
검은 머리 질끈 동여 묶던 그 시절에
이제는 희끗희끗 세월의 바람 얹히고,
인연의 고리 얹혀있습니다.
수국의 꽃말은 색깔 따라 다르다 하네요.
흰색 수국은 '변덕'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분홍 수국은 '처녀의 꿈'이랍니다.
그리고 보라 수국은 '진심'이라네요.
어느 수국 하나 예쁘지 않은 꽃 없고,
어느 수국 하나 마음가지 않는 꽃 없지만,
둥글게 말아 올린 당신의 쪽머리는
시인의 눈에는 보라 수국입니다.
당신 닮은 보라 수국 한 송이
수국 닮은 진심 한 다발
조용히 수국에 담아 전해봅니다.
촉촉한 하늘,
수국의 향이 가득한 하루이시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