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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ug 14. 2020

단감 - 장석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단감 -  #장석주

단감 마른 꼭지는
단감의 배꼽이다
단감 꼭지 떨어진 자리는
수 만 봄이 머물고
왈칵, 우주가 쏟아져 들어온 흔적


배꼽은 돌아갈 길을 잠근다.
퇴로가 없다.
이 길은 금계랍 덧칠한 어매의 젖보다
쓰고 멀고 험하다

상처가 본디 꽃이 진
자리 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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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알이란 시로 마음을 따듯하게 해준 시인 장석주님의 '단감'이라는 시 입니다

올해는 장마에 단감 농사가 어떨지 모르겠네요.
시인의 말대로 수 만 봄이 머물고,
우주가 쏟아져 들어오고,
그 배꼽을 닫고,
꽃이 진 상처를 가득 안은
빠알간 단감이 생각납니다.

우리도 그러한가요.
우리의 배꼽 안으로
그렇게
우주를 담고
세상을 담고
사랑을 담고
아픔을 담고
꽃으로 피고 진 상처를 아물린 채
그리움으로 덧칠하여
그렇게 삶의 조용한 비밀을
꼬옥 닫고 있을까요.

상처는 꽃이 진 자리랍니다.
그렇게 우리 마음에는
저마다 꽃 한송이 머문 흔적
곱게 아물고 있겠지요.

세상 모든 이들의 아름다운 상처를 응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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