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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04. 2020

내 탓이오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내 탓입니다.

그 옛날 학창시절,
성적순으로 반을 정하고,
성적순으로 도서관도 주면서,
1등만이 최고라 이야기 하던 시절.
지식의 우등생과 열등생이
삶의 모범생과 문제아로 양분되던 시절
그런 줄 알고
그게 최고인줄 알고
그러려니 한
내 탓입니다.

지혜보다는 지식이 중요하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남들보다 좋은 대학
남들보다 좋은 자리
기를 써서 올라 가라던 시절
입시성적 하나로 인생을 보장받던
그 긴 시절을 묻어 살아 온
내 탓입니다.

그렇게 지식은 채웠지만
가슴은 비워진 채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자리가 구분될 때
그들의 성적이 권력이 되어도
이미 나뉘어진 권력이 그들의 능력인 줄 알던
그 모든게
내 탓입니다

그들이 세상에 앉아
세상을 주무르고
세상을 희롱하고
세상의 계급을 나누고
세상의 기득권이라 칭할때도
채워진 엘리트 의식만큼
가슴에서 덜어낸 공감과 지혜와 감성이
그리 중요할까 싶었던 마음을 갖던
그 모든게
내 탓입니다

세월이 바뀌어도
세대가 바뀌어도
그들이 자식에게
자신이 살고 자란 방식이 최고라 이야기 하며
계급을 물려주고
기득권을 물려주어
아이들의 걸음에도
나뉘어진 계급이 만들어지게 된것도
모두 다 소리내지 못한
내 탓입니다.

반 백년이 흘러도
지혜보다 지식이
감성보다 술수가
꼴찌보다 전교 1등이
더 훌륭한 사람이라 이야기되는 이 세상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이들이 여전히 있음도
다 내 탓입니다

세상의 썩어감은 보지 못하고
내 안경의 티끌에만 분개하던
작은 일에만 분노하던
내 탓입니다
내 탓입니다
나의 큰 탓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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