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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03. 2020

빈 꽃병의 말 1 - 이해인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꽃들을 다 보낸 뒤
그늘진 한 모퉁이에서
말을 잃었다

꽃과 더불어 화려했던
어제의 기억을 가라앉히며
기도의 진주 한 알
입에 물고 섰다
하얀 맨발로 섰다

아무도 오지 않는 텅 빈 가슴에
고독으로 불을 켜는
나의 의지

누구에게도 문 닫는 일 없이
기다림에 눈 뜨고 산다
희망의 잎새 하나
끝내 피워 물고싶다

#빈꽃병의말 (1) - #이해인

====================

꽃병에 가득했던 꽃들이 시들어 치워 냅니다.
반짝이는 존재로 채워주었던 공간이 갑자기 썰렁해집니다.
꽃들이 있어 빛나던 자리는
그늘이 됩니다.
꽃병엔 꽃 대신에 고독이 자리합니다
저 고독을 잘만 키우면
고독의 꽃이 피려나 생각해 봅니다.

또 다시 채워질 꽃을 기다리는
빈 꽃병은
그렇게 깊은 바닥에 희망의 씨앗하나 남겨두나 봅니다.

바람은 그렇게 지나가고
다시 하늘엔 빠른 구름 뒤로 파란 하늘이 희끗거리며 모습을 보입니다.
비를 쏟아낸 하늘이 더 높아 보입니다.
비워낸 모든곳엔 그렇게 빛이 자리할까요.
빈 꽃병에도 한줄기 빛은 비추일겁니다.

덜어낸 마음
비워낸 마음에도
한송이 외로운 고독에도
밝은 빛은 비추일겁니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평화의 빛이 비추이길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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