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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16. 2020

두문정수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조각

조선 중기의 문신 이수광은 두문정수 杜門靜守 라는 글귀를 남겼다 합니다.
...
'문을 닫아걸고 고요하게 지킨다'는 뜻 외에 '밖으로 쏠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면서 내면을 가다듬는다'라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기주의 수필 ' 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건네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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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사 온 이 아파트 단지는 제법 동수가 많아서인지 하루종일 이런저런 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새 소리로 아침을 열던 단독주택과는 달리 사람사는 소리로 복잡합니다
아파트같은 공동 시설이 많아진 요즘은 집 안에서 문을 걸어 잠궈도 소음이 끊기지를 않긴 합니다.

세상이 시끄럽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조용한 장소를 찾아 보려 합니다만 그도 여의치 않죠.
물리적으로 문을 닫고 고요하게 지키기는 어렵다면, 살포시 눈을 감고 마음의 문을 살짝 닫아봅니다.
그것이 #두문정수 杜門靜守의 의미일까요

바쁘고 복잡한 세상에 할 것이 많습니다
매일 달라지는 세상에 배울 것도 많습니다.
이리저리 따라가려하니 마음만 급합니다
그렇게 마음이 흔들리는거지요

마음이 어지러운 건,
마음이 흔들리는 건,
바람이 불어서 그렇습니다.
가만히 중심을 잡고 있는 마음 주머니에
보이는대로, 들리는대로 전부 다 넣다보면
중심이 흔들립니다.
마음이 휘청입니다.

이럴 땐 잠시 마음의 문을 닫아봅니다.
눈을 감고 귀를 닫고
내 마음의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무엇이 그리 가득 담겼는지
무엇을 그리 넣고 싶었는지
언젠가 세웠던 나의 마음 기둥이
밀려 들어온 세상의 이야기에
흔들리고 기울어지지는 않았는지
비 오고 바람 지나간 뒤
앞 마당을 정리하듯
흐트러진 생각들을 하나씩 정리해 봅니다

파란 가을 하늘처럼,
마음도 조금은 맑아질듯 합니다.
가끔은 이렇게 고요한 마음을 지킬 시간도 필요한가 봅니다.
빗장 걸어 막아놓는 마음 닫기가 아니라,
나만의 조용한 시간을 위한 마음 닫는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하늘 낮은 오늘,
여러분의 마음도 조용해질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마음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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