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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18. 2020

비망록 - 문정희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
=======================

문정희님의 비망록을 그려봅니다.

잊을 수 없는것을,
잊고 싶지 않은것을  비망록에 그립니다.
더 짙은 그리움도
더 깊은 회한도
후회도 설움도
그렇게 가슴의 비망록에 새겨집니다.
자랑이 후회가 되고
세월이 자괴가 되어도
비망록엔 그렇게 세월이 밤하늘 별처럼 그려집니다.

그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립니다.
반짝이는 별 하나 가슴에 박고
그렇게 오늘 또 하루를 밝혀봅니다

오늘 또 나의 비망록에
별똥별 하나 떨어집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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