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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28. 2020

늑대와 춤을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주먹쥐고 일어서'
이 이름이 기억나시나요?
1991년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늑대와 춤을'이라는 영화에서 나와 제가 기억하는 유일한 인디언식 이름입니다.
하긴 생각해보니 '늑대와 춤을'도 주인공의 인디언식 이름이긴 했네요.
그 당시엔 인디언들의 이름짓는 방식이 참 간단하고 즉흥적이다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지내면서 보니 어쩌면 그네들의 그 방식이 참으로 지혜로운 방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 이름이 당최 생각이 안 날 때가 있습니다.
' 아, 그 왜  있잖아, 머리 길고, 노래 잘 하던 그 사람'
' 아 왜 그때 그 누구냐, 아, 참, 식당에서 밥 먹다가 숟가락 떨어뜨린..'
점점 기억력이 흐려지다보니 이름보다 그 상황만 기억이 남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이의 특징이 있으면 훨씬 기억하기가 쉽게 되더군요.

아마 인디언들도 그랬을까요.
역경에도 불구하고 양 주먹을 꽉 쥐고 일어나던 이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불러준 '주먹쥐고 일어서'.
광야에서 늑대들과 장난치고 놀면서 자연과 화합하는 마음을 갖고있다 생각해 붙인 '늑대와 춤을'.
복잡한 영어이름보다 훨신 기억하기 쉬웠을겁니다.

그렇게 누군가에겐 각자의 모습으로 기억되는것이 우리의 삶이겠지요.
이름 말고도 어떠한 사람으로 기억 되는것.
'그 놈 나쁜놈이야, 평생 지 혼자만 알던..'으로 기억되는 삶도 있고,
' 그 사람 참 좋지, 주변에 마음도 많이 쓰고..'로 기억되는 삶이 있을겁니다.

세월 흘러 깜빡거리는 기억력 속에서, 그 옛날의 인디언식 이름을 한번 되돌아 보면서, 나는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별명으로 기억될까 생각해 봅니다.
세상이 지어 준 나의 인디언식 이름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주말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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