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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09. 2020

역 - 한성기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푸른 불 시그널이 꿈처럼 어리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빈 대합실에는
의지할 의자 하나 없고

이따금
급행열차가 어지럽게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눈이 오고
비가 오고...

아득한 선로 위에
없는 듯 있는 듯
거기 조그마한 역처럼 내가 있다.

한성기 -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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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기도 쉽지않은 시간들끝에 이 겨울, 문득 어느 시골의 작은 간이역이 그려집니다.

별별 사연을 가진 사람들로 북적이며 바쁘게 움직이는 중앙역들과는 달리,
구석의 작은 의자를 닮은 조용한 사연하나 가슴에 담은 채,
그 마음 하나 두 손에 꽉 쥔 채,
천천히 오고있을 기차를 기다리는 그런 간이역이 생각납니다.

어쩌면 우리네 삶도 이런 간이역 같을까요.
어느 한 때는 북적이는 웃음과 사람들로 시끌거리기도 하지만,
서지않는 급행열차는 그저 딸랑거리는 신호음만 남긴 채 스쳐 지나가기만 하고,
우리의 발걸음을 닮은 느린기차만
하루에 두어 번 그렇게 손님을 기다렸다 떠나 가곤 합니다.

있는 듯 없는 듯한 모습이 우리를 닮아 있습니다.
간이역에도 눈은 오고 비는 내리고,
우리 마음에도 눈은 쌓이고 빗물은 흐르고,
조용한 간이역 문앞에
의자 하나 내어놓고 앉아 봅니다.

어느 햇빛 좋은 날,
어느 바람 좋은 날,
천천히 오는 저 기차에서
당신의 미소도 같이 내려올지도
당신의 모습도 같이 내릴지 모르니까요.

세상 모든 간이역같은 당신의 마음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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