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다가 뭔가 어색하고 이상하다 싶으면 첫 단추를 돌아봅니다. 단추를 풀고 다시 끼워봅니다. 어색한 옷매무새로 하루 종일 지낼 필요는 없는 일이죠.
올해가 이제 열흘이 지났습니다. 딱히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더라도, 뭔가 대단한 결심을 하지 않았더라도, 이 즈음에서 한번 돌아봅니다. 뭔가 시작이 어설프거나, 뭔가 처음이 내 맘에 안 들거나, 뭔가 마뜩치않은 걸음이 될 때, 잠시 멈추고 돌아봅니다. 그리고 돌아가 다시 단추를 풀고 여며봅니다.
바쁠 일은 없지요 서두를 것도 없지요. 공연히 시작이라 신발끈도 채 묶지 못한 채 허겁지겁 달리진 않았는지, 갈 곳도 정하지 않은 채 길부터 떠나진 않았는지, 이도 저도 없이 아직 떠나지도 못했는지, 잠시 돌아봐도 괜찮을 시간입니다. 잠글까 푸를까 망설이던 단추도 이젠 다시 한번 여미고 , 머뭇대는 가슴 한번 팡팡 두드리면서, 다시 일어나 걸어가면 되니까요.
미리 걱정할 것도 없고 미리 두려울 것도 없지요 여태 잘해 왔으니까요 여태 잘 견뎌 왔으니까요. 잘 꿰어진 단추로 정돈된 매무새로 차근차근 걸어가는 우리 모두의 여정을 응원해 보는 포근한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