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 두줄만으로도 많은 마음이 들락거립니다. 많은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그런데 이 시의 제목이 '퇴근길'입니다
이 짧은 두줄의 시를 읽으면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술을 좋아하시던 우리 아버지의 퇴근길은 항상 찌든 기름 냄새와 소주 냄새였습니다. 어린 시절엔 그런 아버지의 술 마시는 모습이 참 싫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를 읽으니, 그런데 이제 이렇게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보니, 그 시절의 아버지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없다면 아 이것마저 없다면'
그랬나 봅니다. 그 시절, 삶의 막막함과 삶의 무게와 내세울 것 없는 범부의 퇴근길은 그랬을 겁니다.
누구에겐 즐거움일 수도 있고 누구에겐 외로움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겐 희망일 수 있고 누구에겐 절망의 저녁일 수도 있습니다.
세월은 흘러도 여전히 우리의 퇴근길 어느 골목엔 그렇게 삼겹살 한 조각 소주 한잔으로 오늘 하루를 삼키고 간신히 내일을 만들어내는 그런 취한 저녁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