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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an 23. 2021

늙음 - 최영철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늘 그럼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
늘 그럼그럼 어깨를 토닥여 주는 것
늘 그렁 눈에 밟히는 것
늘 그렁그렁 눈가에 맺힌 이슬 같은 것
늘 그걸 넘지 않으려 조심하는 것
늘 그걸 넘지 않아도 마음이 흡족한 것
늘 거기 지워진 금을 다시 그려 넣는 것
늘 거기 가버린 것들 손꼽아 기다리는 것
늘 그만큼 가득한 것
늘 그만큼 궁금하여 멀리 내다보는 것
늘 그럼그럼
늘 그렁그렁

최영철 - 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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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늙어감이 마음에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늙어감이 낡아감으로 다가오고
늙어감에 조급해지기도 하고
늙어감에 마음이 작아지기도 합니다.
나에게만 오는 것도 아닌데
그 늙어감이 서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늙어감에 대한 재미있는 시를 만나서 읽어봅니다.
시인의 이야기 속의 늙어감엔
회한도 없고,
절망도 없고,
구차함도 없고,
오만함도 없습니다.

늙어감은
늘 그런 마음입니다
늘 그렇게 세상을 알고
늘 그렇게 세상을 담고
늘 그렇게 세상과 함께 합니다.

그렇게 늙어가야 할까 봅니다
늘 그럼그럼 고개를 끄덕이고
늘 그렁그렁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늘 그럼그럼 어깨를 토닥여 주면서 말입니다.
이젠 그리 늙어도 되는건데 말이지요.

지는 저녁놀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생각해보는 주말 오후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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