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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나무 Jan 16. 2023

재미있는 어원들 (2) - 텐푸라와 다쿠앙

텐푸라와 다쿠앙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즐겨 먹는 일본식 튀김 요리 텐푸라tempura天ぷら의 어원도 재미있습니다. 텐푸라의 어원에는 두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유력한 설은 포루투갈어 텐포라tempora에서 왔다는 설입니다. 포루투갈은 일찍이 16세기부터 일본과 교류가 있었던 유럽 국가중 하나로, 초기 일본에 상륙한 포루투갈 상인들은 카톨릭 절기인 사계제四季祭를 지켰습니다. 사계제는 계절마다 3일간 금욕하며 제를 올리는 절기로 원어로 ‘쿠아투오르 템포라Quatuor Temoira’라고 합니다. 이 기간 동안 육식을 멀리 하고 채식을 위주로 했는데 이중에는 야채를 기름에 튀겨 먹는 음식도 있었습니다. 이 음식을 본 일본인들은 음식과 무관한 템포라라는 말만 차용하여 템포라라고 불렀습니다. 일본인들은 여기에 튀기는 재료를 다양화하고 해산물까지 튀김 옷을 입혀 튀겨 먹게 되었는데 그 맛이 매우 좋았습니다. 다만 그 당시 기름은 귀한 재료여서 텐푸라는 일반에 대중화되지 못하고 귀족 같은 부유층이나 먹을 수 있는 고급 음식이 되었습니다.

텐푸라가 대중 음식이 된 것은 기름 짜는 기술이 발달한 18세기 무렵부터라고 합니다. 포루투갈어에서 온 템포라가 시간이 흐르며 텐푸라라고 변형되며 굳어져 오늘날에 굳건히 일본의 대중 음식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스페인의 템플로templo, 즉 절이라는 단어의 변형이라는 설입니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텐푸라는 야채 튀김에서 시작합니다. 절의 스님들은 채식만을 할수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채식은 고수하되 기름진 음식을 먹을 수는 없을까 고민하던 스님이 야채를 튀기는 음식을 개발했습니다. 튀김 옷을 입혀 야채를 튀기면 양도 많아지고 채식을 유지하면서 기름지게도 먹을 수 있는 점에 착안한 것입니다. 절에서 시작됐다고 하여 템플로라는 발음이 변형되어 텐뿌라가 됐다는 설이 그 두번째 설입니다.

위는 우리나라 일삭집에서 나오는 텐푸라입니다. 텐푸라는 아니지만 일본인이 즐겨 먹는 돈까스 역시 튀김 음식입니다. 아래 사진은 소고기를 사용한 큐까스 정식입니다. 위사진은 네이버에서, 아래 사진은 필자가  직접 찍었습니다.


절 음식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겠습니다. 다쿠앙沢庵입니다. 예전에 다꽝으로도 불리웠던 단무지의 일본어입니다. 요즘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 단어지만 연로하신 분들에게는 단무지보다도 친숙한 단어일 것입니다. 다쿠앙이란 음식은 일본 스님의 이름 다쿠앙 소호沢庵宗彭에서 왔습니다. 다쿠앙스님은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는 스님이었습니다. 스님은 오래 보관하면서도 상하지 않는 채소 음식 개발에 몰두하다 오랜 연구와 시험 끝에 무를 소금물과 볏짚에 절여 놓으면 소금 물의 짠 맛이 무의 단 맛과 어우러져 맛있는 반찬이 되고, 볏집 소금물로 인하여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정식 음식으로 개발했습니다. 

다쿠앙이 대중화된 계기에 에도시대 3대 쇼군 도쿠가와 이메미쓰德川家光와의 일화가 있습니다. 이에미쓰가 다쿠앙스님이 주지로 있는 사찰 도카이지東海寺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스님은 다쿠앙을 겻들인 사찰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다쿠앙을 접한 이에미쓰가 크게 만족하며 칭찬하자 일거에 유명해졌다는 일화입니다. 스님의 이름 다쿠앙은 곧 이 음식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다쿠앙스님은 다쿠앙을 사찰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보급시켜 일본인이 즐겨 먹는 반찬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썰기 전의 다쿠앙입니다. 원래의 다쿠앙은 노란색이 아닌 흰색이었다고 합니다.

썰어 놓은 디쿠앙. 중국집에서 필수적인 반찬으로 나오는덴 문득 그 연유가 궁급해집니다. 일본 반찬 다쿠앙이 중국집이 필수 반찬이 된 연유를 한번 알아 봐야겠습니다..... 우리가 즐겨 먹은 김밥에도 필수적인 재료입니다. 두 사진 모두 네이버 사진을 이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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