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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May 08. 2021

배움의 발견(타라 웨스트오버, 2020)

역사를 쓰는 것은 바로 '나'다.

배움과 교육의 기회가 아예 박탈되어 버린 상황이 상상이 되는가? (역설적으로, 한국은 과도한 배움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교육의 기회가 오히려 여러 문제 상황을 낳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도 여러 사정으로 배움의 기회를 맘껏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의 나를 만든 것, 혹은 지금의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여러 가지 답이 가능하겠지만, 아마도 배움과 교육을 통해 가능했을 확률이 꽤 높다.


1986년 선진국!!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배움과 교육의 기회를 철저히 박탈당한 채 살아가던 한 여성이 배움과 교육을 통해 세상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게 되고,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기록한 책이 있다. '배움의 발견'(타라 웨스트오버, 2020, 열린책들)은 '모르몬교 근본주의자로서 공교육을 불신하는 아버지'로부터 철저하게 통제되어 자라던 '타라 웨스트오버'가 배움과 교육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 가는 처절한 성장 투쟁기이다.


저자는 16세까지 세상과 완전 단절된 채 살아간다. 교육은 물론, 의료서비스도 한번 경험하지 못한 채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세상에 갇혀 살게 된다. 16세까지 아버지가 길러 낸 소녀의 세상과 17세 이후 교육을 통해 만들어간 그녀의 세상은 완전 딴판이 된다.

'아버지가 내게서 쫓고자 하는 것은 악마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라는 한 문장으로 얼마나 처절한 배움과 성장의 과정을 겪게 되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난 이 책을 회고록이나 에세이가 아니라 투쟁을 기록한 역사서라고 말하고 싶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 부른다'는 문장이 나온다. 책의 모든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타라 웨스트오버의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의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이니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참고 읽어내는 그 끈기야말로 내가 익힌 기술의 핵심'이라는 부분은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적절히 보여준다.


나를 발견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아주 평온한 상태에서도 쉽지 않은데, 수많은 제약 요소가 존재할 때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와 함께 성장하고, 아파하고, 분노하고, 기뻐하면서, 역사를 써 내려가는 것은 바로 '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자신을 온전히 고백하는 일은 참 힘든데, 이렇게 멋진 책을 써 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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