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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Feb 24. 2021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이재열,2019)

역설 사회의 해답을 사회의 품격에서 찾아보자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나는 아니다. 지극히 작은 이유는 약간 지겹기도 하고, 다른 나라에서 한번 살아 보고픈 호기심이고, 좀 더 큰 이유는 한국에서 지금처럼 힘을 써가며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3년마다 공개하는 ‘한눈에 보는 사회’(Society at a Glance)를 읽어 볼 필요도 없이 우리는 감각적으로 만만치 않은 사회를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안다.



OECD가 발표하는 '한눈에 보는 사회'에 관련된 기사를 확인하고 싶은 사람은 "2016 한눈에 보는 사회를 기사화한 한겨레신문 기사"(링크)와 "2019 한눈에 보는 사회를 기사화한 중앙일보 기사"(링크)를 참고하길!



대통령을 탄핵할 정도의 정치적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이 넘는 풍요의 세상이 한국에서 펼쳐졌는데 ;나는 왜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있다면 서울대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가 쓴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2019, 21세기북스)를 읽어 보시라. 저자는 민주화와 풍요의 역설에 대한 해답을 사회의 품격에서 찾고 있다.


한국 사회의 품격(1997~2007), p247

위의 그림은 저자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에서 진행한 1997년 외환위기 직전부터 시작해 그 후 10여 년 간의 한국사회의 변화 트렌드를 연구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사회경제적 안전성 영역, 사회적 포용성 영역, 사회적 역능성 영역 등에서는 긍정적 변화와 부정적 변화의 양상이 혼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회적 응집성 영역에서는 문화적 관용이 미미하게 늘어난 반면 불신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즉, 한국사회가 아무도 믿지 못하는 '신뢰의 적자'로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뢰의 적자는 사회적 자본이 없다는 얘기와 같고, 각자도생의 무한 경쟁 사회가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 혹은 양보는 그만큼 힘들고, 사회 곳곳의 갈등이 극에 달할 것이 뻔하고, 지금 바로 이 시간에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갈등 없는 사회는 상상할 수도 없다. 갈등의 유무가 품격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결론대로 갈등을 잘 관리하고 통합해내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이 책은 데이터를 확인하는 재미도, 그것을 해석하는 이론을 만나는 즐거움도, 이것을 통합하여 함의를 이끌어 낸 통찰도 참 좋은 책이다.



사족.... 세상을 살다 보면 참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중에서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행운은 그리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외람되지만,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라고 느끼게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이재열 교수님이 나에게 그런 사람이다. 이 책을 읽고 사석에 만나 저자 사인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함께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요'라는 많은 의미가 담긴 글귀를 남겨 주셨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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