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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Feb 26. 2021

울트라 소셜(장대익, 2017)

인간 본성에 숨겨진 초사회성의 비밀

책을 인상적으로 읽고, 그 책을 쓴 사람을 만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무척이나 환상적인 경험이다. 그리고 나와는 완전 다른 학문과 배움의 경로를 가진 사람과 마주하는 것도 환상적 경험이다. '울트라 소셜'(2017, 휴머니스트)을 쓴 장대익 교수가 그런 경험을 선물해 준 장본인이다. 책을 통해 먼저 알게 되었고,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인 다음세대재단에서 진행하는 체인지온 콘퍼런스에 그를 초대함으로써 만났다. 첫 만남에서 공감의 반경과 깊이에 대해 나눈 대화는 참 좋았다.


'20만 년 전에 탄생한 사피엔스는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을까?' '동물과 인간은 도대체 어떻게 다른 것인가?' '사피엔스의 후손인 우리들은 계속 지구를 지배할 수 있을까?' '종의 소멸과 새로운 종의 탄생으로 가고 있지 않을까?' '지속 가능한 지구와 인류를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왜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할까?' '사람들과 함께 사는 일이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등 한 번씩은 생각해 봤을 고민이 아직도 있다면, 장대익 교수가 쓴 '울트라 소셜'(2017, 휴머니스트)를 한번 펼쳐 보시라.


울트라 소셜(장대익, 2017) 중에서


저자는 우리를 지구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로 만든 것이 '초사회성 ultra-sociality'이라고 부르고, '초사회성'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진화생물학, 영장류학, 뇌과학, 심리학, 행동경제학 등등의 다양한 학제들의 연구와 실험 결과를 소개한다. 다루어야  주제가 방대하여 자칫 산만해 지거나 기로 끝날 내용을 초사회성의 탄생부터 본능, 그늘, 미래까지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클로즈업한 인간의 눈으로 책의 표지를 디자인했다. 각각의 눈이 무슨 감정을 보이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상상이 되는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게 가능해? 투명한 결막과 흰 공막을 가진 종은 유일하게 인간뿐이고 - 읽고 나서 보니 정말 그렇다 - 인간의 공막을 사회성과 관련이 있다는 '협력적 눈 가설 cooperative eye hypothesis'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미 우리는 협력의 눈, 사회적 눈을 가지고 있다. 흥미롭다. 과학자들이란... 이 책의 곳곳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했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테제를 풀어나간 과학자들의 수고를 만난다.


책의 마지막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언급하면서, '문명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우리가 초사회성을 우주적으로 확장 성장시킬 수 있는지, 파멸로 갈 것인지 묻는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2019년 체인지온 콘퍼런스에 장대익 교수는 연사로 참여했다. 왜 가치는 다양해야 할까? 생존투쟁 2.0'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했다. 참 좋았다. 특히 비영리 활동 영역에 공감의 넓이와 깊이를 다시 한번 이해하게 된 좋은 강의였다. 그래픽 서머리를 남기니 한번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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