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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Mar 09. 2021

뉴타입의 시대(야마구치 슈, 2020)

자본주의의 탈구축은 가능한가?

배우 윤여정 씨가 '꽃보다 누나'라는 프로그램에서 "60 되어도 몰라요. 이게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67살이 처음이야"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있다. '응답하라 1988'에서 속상해 있는 덕선에게 성동일 씨가 " 몰라서 그래.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아. 아빠도 아빠가 처음인데, 그러니까 우리 딸이  봐줘."라는 대사에 처음 해보는 아빠의 삶에 위로와 변명거리를 얻기도 했다. 사실 삶의  순간이 처음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순간 변하고 있고,  속에 살고 있는 우리도  '처음' 살아간다. 세상을 살아내는 것이 록지 않다. 특히 변화가 많은 세상에선.


요즘 세상 변화의 변동폭이 너무 크고, 변화의 방향이 불확실하고, 변화의 양상과 원인이 매우 복잡하고, 변화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모호하다. 이를 뷰카(VUCA) - 변동성(Volatility)-불확실성(Uncertainty)-복잡성(Complexity)-모호성(Ambiguity) - 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평온한 일상에서도 '처음' 살아가는 삶이 쉽지 않은데, 이런 시대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런 걱정이 있다면 '뉴타입의 시대'(야마구치 슈, 2020, 인플루엔셜)를 한번 열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으로 유명한 일본의 컨설턴트가 쓴 책이다.


'물질은 풍요롭지만, 삶의 방향을 잃어간다', '정답을 찾는 일보다 문제를 발견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수요를 넘어서는 쓸모없는 일자리와 노동의 대두', '뷰카 시대의 도래', '규모의 경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인생은 길어지고, 기업의 수명은 짧아졌다’는 6가지 메가트렌드를 바탕으로, 24가지의 생각거리를 던지고 있다.

뉴타입의 시대중에서

기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올드 타입과 메가트렌드의 흐름을 잘 따르고 있는 뉴타입의 사고와 행동방식을 위의 표한장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순종적이고, 논리적이고, 부지런하고, 경쟁적이고, 책임감 강하며, 근면한 사람들의 시대가 가고, 자유롭고, 직관적이고, 호기심 강하고, 주장이 확실한 사람들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현 자본주의 사회의 혁명적 전환을 꿈꾸고 있진 않다. 자크 데리다의 ‘탈구축(deconstruction)’이라는 개념을 채용하여, 시스템 자체를 해체하지 않고 현 시스템이 주는 풍요로움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저자도 책에서 언급했듯이 ‘자본주의의 탈구축’을 얘기하고 있다.

저자는 철학과 미학미술사를 공부한 컨설턴트이다. 책 중간중간 본인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철학적 내용도 잘 양념해 두었고, 마지막 부분에서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세계사의 한 부분을 인용함으로써 미술사를 공부한 경험도 살려 두었다.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은 전략 컨설턴트답게 꾸며 두었다. 적절한 깊이로 현상을 잘 조각한 느낌의 책이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여 ‘처음’을 잘 살아 낼 것인가? 아니면 탈구축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전환을 만들 것인가?라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읽게 되었다.


그나저나 나는 여러모로 뉴타입의 사고와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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