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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Apr 12. 2021

자본주의를구하라(로보트라이시, 2016)

문제는 민주주의다.

며칠 전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모든 선거의 핵심 주제는 '어떻게 경제를 살릴 것인가?'로 요약되고, 자연스럽게 경제가 좋아지면 우리들의 삶도 좀 더 풍부해질 것이라는 가정을 삼고 있다. 과연 그럴까?


이미 출발선이 다르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어야 한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제자리이고, 풍요로운 삶은  뼘도 가까워져 있지 않다. 루이스 캐럴이  거울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의 대사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여기서는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힘껏 달려야 . 어딘가 다른 데로 가고 싶으면 적어도 그보다  배는 빨리 달려야 하고.'


우리가 자본주의라 부르는 것, 그리고 그 체제가 작동하고 있는 공간인 시장은 태초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인간이 만들어 낸 여러 가지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시장이 작동하는 원리와 규칙도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다면 좀 더 인간적으로(?)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면 '자본주의를 구하라'(로보트 라이시, 2016, 김영사)를 한번 펼쳐보자.

저자는 한국판 서문에서 '미국의 불안한 행보를 쫓아가고 있을 수 있는 한국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를 보낸다. 시장의 규칙을 만드는 일에 이미 시장성과를 많이 가진 이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그 결과는 사실 뻔하다.

저자가 지적하는 대항력의 부재 혹은 약화는  아프다. 정반합의 변증법이 시장 규칙을 만드는 곳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국가, 시장, 시민사회가 서로 견제하면서 만들어 가던 공공성 시장의 막강한  앞에 한쪽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직면할 도전은 기술이나 경제에 대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것이다.'라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자본주의의 문제는 민주주의의 강화로 해결해 가야 한다. 더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고, 소수자와 약자를 대변할 정치적 세력화를 구현해야 한다. 그리고 비영리 섹터로 대변되는 시민사회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


낙수효과(落水效果) 또는 트리클다운 이코노믹(trickle-down economics)은 이미 정치적, 경제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은 증명되었지 않는가? '어떻게 경제를 살리는가?'의 질문이 '어떻게 민주주의 강화하는가?'로 바뀌어야 한다. 그만 속자!


아참! 책 읽기가 싫다면 넷플릭스에 있는 다큐라도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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