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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Apr 21. 2021

신이 된 시장(하비 콕스, 2018)

성장주의 악령을 걷어 낼 때가 왔다.

'종교적 가치를 버리고 점점 세속화되는 교회와 세속화의 상징이었던 시장이 점점 신격화되는'  역설적인 변주를  엮어낸 책이 있다. '신이  시장'(하비 콕스, 2018, 문예출판사) 목사이며 신학자인 하비 콕스가  책이다. 영어의  제목이 The Market as God이다.  제목에서   있듯이 시장이 어떤 과정을 통해 신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나는  책에서 신격화시장보다는 세속화된 교회 부분에서 마음이  쓰였다.


이 책이 출간된 시점과 교묘히 맞물리면서 한국에서는 명성교회 목사 세습 문제가 있었다. 우려와 개탄의 목소리를 묻어 버리고 세습이 인정되었다. "교회는 미국에서 기업이 되었고, 한국에선..."이라는 제목으로 JTBC 앵커 브리핑이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IgqMypq9sU


앵커 브리핑의 마지막 부분은 종교를 가진 나로서는 정말 뼈 아팠다. "교회는 그리스로 이동해 철학이 되었고, 로마로 옮겨가서는 제도가 되었다. 그다음에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다. 마침내 미국을 왔을 때 교회는 기업이 되었다..... 교회는 한국으로 와서는 대기업이 되었다"


시장이 욕심과 탐욕을 정당화하면서 끊임없이 성장의 궤도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는 사실이다. 그래도 이만한 경제제도가 없다는 이유로 대충 어떻게 고쳐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없다는 현실이 시장을 점점 강화해서, 시장은 이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구원해   같은 위치에  있다.

저자는 "세계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운' 것이거나, '세상 돌아가는 이치' 아니라 강력하고 지구적인 가치와 상징의 체계에 의해 규정된다는 " 증명하고 싶어 책을 쓴다고 했다. 시장유사종교로   있다는 것이다. '경제만 좋아지면,  살게만 되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면' 하는 믿음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 삼길 우린 원했다.


어찌 보면 욕심과 탐욕으로 얼룩진 시장과 가장 거리를 두면서, 새로운 삶을 희망해야 할 교회의 세속화가   문제가 아닐까?


이 책을 보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교회 10개 중 5개가 한국에 있다고 한다. 저자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한 경험을 이렇게 쓰고 있다. "고무되거나 감동을 받았다기보다 일시적이나마 나 자신이 어떤 거대한 존재, 그 거대함 때문에 의미심장한 존재의 일부라는 사실"에 경외감이 들었다고 한다. 규모의 매력을 느낀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초대형 교회는 기업 모델을 바탕으로 두고 있는 것 같다. 담임 목사는 최고경영자로서 교회 성장의 전문적인 책임을 맡아 '혹독하게' 성장을 채찍질한다. 성장주의는 시장의 언어이다. 경쟁해서 이기고 규모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참 신앙과 영적 의미, 삶 속에의 실천은 무시되기 일쑤다.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인 비영리도 성장주의로 치닫고 있는 교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매년 기부금이 늘어나거나, 사업을 많이 하거나 어떤 형태로든 성장을 해야 한다. 매년 발간되는 연차보고서는 얼마나 우리가 성장했는지 보여 주기에 급급하다. 그 속에서 비영리의 가치는 무시되기 일쑤다.


참 아픈 책이었다. 최소한 종교와 비영리는.......


묵묵히 가치를 지키며 세속화의 길을 경계하는 많은 교회와 종교인들, 그리고 비영리 활동가가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분들이 실족하지 않도록 우리가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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