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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Apr 22. 2021

멀티플라이어(리즈 와이즈먼 외, 2012)

천재보다 천재를 만드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어렵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  지위가 올라갔고, 나는 CEO 자리에 서게 되었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경영자가 되기보다는 옳은 일을 하는 리더가 되고 싶었다. 리더십 관련 책을 참 많이도 읽었다. 리더십이라는 것은 지위가 올라가고 나이가 든다고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공부를  수밖에 없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아직까지 나는  공부해야 하고 실천해야 한다. 아직 멀었다. 여러 가지면에서...


2012년에 출판되어 공전의 히트를  '멀티플라이어'(리즈 와이즈먼 , 2012, 한국경제신문)라는 책이 있다. 글로벌 기업 35개사의 150 명의 임원을 대상으로 20 이상 연구한 결과, 리더 중에 상대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고 능력을 배가시켜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시키는 '플라이어(multiplier)'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들이 가진 특징이 무엇인지 쓰고 있는 책이다.


멀티플라이어는 승수 효과(multiplier effect)처럼 어떤 요인이 변화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쉽게 말하면 곱하는 사람이다. '세상에는 사람을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으로 만드는 리더들이 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서 지성과 능력을 부활시키고 끌어낸다. 우리는 그들을 멀티플라이어' 라고 부른다고 책은 쓰고 있다.


반면 리더 중에서는 디미니셔(Diminisher) 있다. 디미니셔는 한마디로 빼고, 제거하고, 없애는 사람이다.  책에서는 '지성과 능력을 없애는 마이너스 리더들, 우리는 그들을 디미니셔'라고 정의한다.

영국 수상이었던 윌리엄 글래드스톤과 그의 경쟁자였던 벤저민 디즈레일리를 대비시킨 책의 첫 시작은 매우 흥미로웠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겠는가? 아니면 나를 만난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게 만들겠는가?


사실  책은 다음의  2개의 표로 요약정리될  있다. 어찌 보면  표가  책의 전부라고  수도 있다.

책의 내용은 단순 명료하고, 인용되는 모든 예는 은유 없는 직설화법이다. 책의 내용은 여기 설명하는 것이 구차할 정도로 명확하다.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디미니셔에서 멀티플라이어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는 자기 고백을 하는 편이 이 책을 소개하는 의미를 더할지 모르겠다.


사실 나는 CEO 되기 전까지는 어떤 면에서 디미니셔 같은 사람이었다. 스스로 똑똑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똑똑함을 드러내기 바빴다. 기다리고 밀어주고 분위기를 만들고 하는 역할보다는 직접 개입해 결과를 만들고 마는 사람이었다.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동원하는 모든 것은 쓰고 없어지는 자원에 불과했다.  과정에서 나랑 일한 수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다친 사실을 알았지만 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의 인지, 아니면 부족한 리더십을 채우기 위한 공부 덕분인지, 요즘 나는 멀티플라이어에 가까워지고 있는  같다. 나랑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성장하는 것이 좋다. 일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일의 과정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내가 이기는 것보다 나를 이겨주는 동료들이  멋지다. 내가 일을 직접 하는 것이 아니고, 동료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있는 환경을 만들고 뒤에서 쓰윽 웃음 짓는 것이 좋다.


CEO가 되기까지 경쟁에서 싸워 이기는 습성이 유전인자처럼 몸과 마음에 각인되어 있어서, 완벽한 멀티플라이어가 되는 길은 험난하고, 아직 멀었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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