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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Apr 29. 2021

미친 듯이 심플(켄 시걸, 2014)

냉혹해야 한다.

짧게 핵심만 말하기 위해서는 아주 길고 복잡한 생각을 해야 한다.   자로 표현하기 위해서 수천 글자를 지워야 한다. 간단한 방법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실험하고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머릿속에 깊이 각인될 메시지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머리들이 수십 개의 메시지를 만든다. 심플한 것만큼 복잡한 것이 있을까?


통일 관련 메시지 중  가장 강력한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아마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나왔다면 모두가 공감할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포스터 그리기 지겹다. 통일해라!'

출처 : https://www.pinterest.co.kr/pin/97742254385599498/

통일에 대한 절박함이 이토록 심플하게 표현된 것을 본 적이 있는가?


17년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광고와 마케팅을 이끌었고, 1997년 잡스가 애플로 다시 복귀했을 때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광고를 기획하고, 애플 ‘i’ 시리즈의 기반을 닦은 켄 시걸이 쓴 '미친 듯이 심플'(켄 시걸, 2014, 문학동네)은 심플함을 만들어 내는 원칙을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냉혹하게 생각하라, 작게 생각하라, 최소로 생각하라, 가동성을 생각하라, 상징을 생각하라, 표현방식을 생각하라, 평소처럼 생각하라, 인간을 생각하라, 회의적으로 생각하라, 전쟁을 생각하라, 앞서 생각하라' 등 심플함을 만드는 11가지 원칙을 정말 알기 쉽게, 심플!! 하게 쓰고 있다.


아마 읽으면 '그래 맞아, 그래 맞아' 할 거다. 그런데 막상 책을 덮고 나면 또 막막해지고 복잡해진다. 나는 11가지 원칙 중 '냉혹하게 생각하라(Think Brutal)'가 가장 중요한 원칙처럼 읽혔다.


심플해지기 위해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냉혹하고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하고, 애초에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다. 나도 조직에서 가끔 경험한다. 아닌데 아니라고 하면 상처를 입을까 걱정돼서  들어보고  같이 생각하고 하면 그때부터 묘하게 복잡해진다. 처음부터 냉혹하게!  어렵다. 냉혹함의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 일을 하는  있어 나에게 필요한 냉혹함의 기준은 일의 본질과 만큼 맞닿아 있는지 보는 것이다.

'아무리 단순화하더라도 나쁜 아이디어는 나쁜 아이디어일 뿐이다'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단순화한다는 것이 아이디어의 질 자체를 높일 수 없다는 것이다.


심플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냉혹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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