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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Apr 30. 2021

자본주의 동물농장(존 리드, 2015)

동물 농장에서 동물 장터로!

1945년 출간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질곡의 세월을 거쳐 '동물장터'가 되어가는 내용을 담은 풍자 우화 소설이 있다. '자본주의 동물농장'(존 리드, 2015, 천년의상상 / 원제 Snowball's chance)은 2002년 출간되었지만 한국에는 2015년 번역 출간되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러시아 혁명을 풍자했다면, '자본주의 동물농장'은 자본주의 세상 혹은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웃고 있다. 이제 고전이 된 '동물농장'을 패러디해서 더 쉽게 읽히기도 하고, 메타포의 정교성이나 등장 동물들의 캐릭터 등이 비교되면서 평가절하되기도 하는 책이다.


'동물농장'에서 이상주의자로 그려졌던 스노우볼이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매너농장을 동물농장으로 만든 돼지들은 '무엇이건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무엇이건 네발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친구이다.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된다.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된다.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된다.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선  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동물주의 7 계명을 벽에  붙인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집권하면서 7 계명은 사라지고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평등하다'  하나의 계명만 남게 된다. 그리고 쫓겨났던 스노볼이 귀환하고 계명은 이렇게 바뀐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게 태어났다. 무엇이 되느냐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결정한다.'


계명의 변천은 이데올로기, 경제구조, 정치철학 등이 어떻게 변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동물농장을 동물 장터(animal fair) 탈바꿈시키면서 ‘꿈을 가지라 이야기하는 장면은 지금과 묘하게 닮아있다. 아메리칸드림, 이민자, 환경파괴, 종교 갈등, 신자유주의 에 관한 다양한 알레고리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알겠으나, 솔직히 소설적 완성도는 작가의 의도를 담기에 좀 조잡해 보이는 구석이 많다. 패러디 작품의 한계일 수 있다. 과도한 패러디가 부른 참사일수도 있다. 동물농장을 재미있게 읽은 분이라면 그 맥락 속에서 한 번쯤 읽어 볼만 하다. 동물농장을 읽지 않은 분이라면 굳이 안 읽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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