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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May 01. 2021

라미 25P 만년필

라미2000을 탄생시킨 일등 공신(?)

2009 어느 , 나는 이탈리아 볼로냐에 있는 오래된 만년필 샵에서 지금은 단종된 빈티지한 만년필을 사려고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만년필은 가격이 만만치 않았고, 가격이 적당하면 만년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구입을 거의 포기하고 있을 때쯤, 50% 세일이라고 적혀 있는 만년필을 보게 되었다. 매우 매우 현대적인 느낌으로 디자인이 되어 있어서 근래 생산된 현행 만년필이라고 생각했다. 단종되고 빈티지한 만년필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구입할 생각을 안했다. 만년필 샵의 주인장은 1960년대 초반에 생산된 만년필이라고 하면서 '라미(LAMY)' 제품이라고 했다. 그때 구입한 제품이 오늘 소개할 '라미 25P' 만년필이다.


라미(LAMY) 1930년에 요세프 라미(Josef Lamy)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설립한 필기구 회사다. 라미 만년필은 많은 분들이 직접 보거나 들었거나 했을  같다. 만년필 입문자에게 가장 많이 추천되는 만년필  하나가 '라미 사파리' 만년필이고, 만년필을 만드는 회사  독립매장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라미와 몽블랑 정도밖에 없으니, 대중 인지도는 매우 높으리라 생각된다.

아주 아주 심플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필기와 관련 없는 모든 것들을 과감하게 제거한 모습이다.

닙은 스틸이고, EF 닙이다. 그리고 만년필 캡에는 서독(W.Germany)이라고 적혀 있어서 독일 통일전 생산된 제품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

오래간만에 잉크를 넣고 써 보았는데, 정말 잘 나온다. 필기감은 프라이팬 위의 버터 같은 느낌이다. 원래 라미 만년필이 같은 EF닙이라도 타사 만년필에 비해 좀 굵게 나온다는 점과 세월이 만든 닙의 마모로 인해 현행 F 닙 정도의 굵기를 보여 주었다.


1966년 출시된 '라미 2000' 이라는 만년필이 있는데, 현재에도 라미 만년필 중 하이엔드급에 속한다. '라미 2000'과 '라미 25P'는 상당히 닮아 있다.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라미 25P'가 '라미 2000'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왼쪽 라미 25P / 오른쪽 라미 2000

닙 모양도 바디에 살짝 감싸인 모습으로 비슷하고, 푸시 캡 방식으로 만년필을 여닫는 방식도 비슷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만년필의 디자인과 재질이 아주 비슷하다.


라미 만년필을 시즌별로, 색깔별로 수집하는 분들도 보았다. 물론 나는 굳이 그럴 필요까지 없다는 생각이지만… 극강의 실용성과 대중성은 칭찬해 마땅한 만년필이다.


은은한 은색과 나무질감의 검정색이 참 조화로워서, 흑백사진 몇장 더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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