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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May 03. 2021

관계의 과학(김범준, 2019)

과학은 알고자 하지, 쓰자고 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나는 문과를 선택했지만 수학을  좋아했다. 수학제법 잘했다.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응용하면 정확한 답이 찾아지는 것이  좋았다. 문과생들은 물리, 생물, 화학, 지구과학   과목을 선택해서 대학입시 시험을 치렀었는데, 나는 물리와 화학을 두고 고민했다. 대부분의 문과생들이 생물을 선택했다. 나는 화학을 최종 선택했는데, 전교 문과생  정말    되는 학생이 선택했다. 나는 외워야 하는 생물이  싫었다. 아직도  생물이 외우는 과목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수식과 실험, 증명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군더더기 없는 수학과 과학 과목이 좋았다.


'따로따로 존재하는 여럿'이 연결되면 완전히 질적으로 다른 현상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사회는 '연결되어 함께하는 여럿'이 만들어낸다. 이러한 복잡계의 세상을 통계물리학자가 재밌게(?) 풀어쓴 '관계의 과학'(김범준, 2019, 동아시아)이라는 책이 있다. (내가 '재밌게'에 물음표를 붙인 이유는 몇 명의 사람들에게 추천했는데 별로 재밌어하지 않아서이다. 그 사람은 분명 생물을 선택한 문과생일 것이다)

저자는 과학을 '진실의 맨 얼굴을 쳐다볼 용기'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이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한다. '들어서 재밌고, 감동적이라 해서 진실'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일상의 여러 가지 현상을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문턱값', '때맞음', '상전이', '링크', '누적확률분포' 등을 통해 변화의 순간을 발견한다. '벡터', '허브', '커뮤니티', '팃포탯', '창발' 등을 통해 우정의 측정 가능성에 대해 설명한다. '프랙탈', '암흑물질', '카토그램', '중력파', '인공지능' 등을 통해 전체를 읽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밝힌다. '버스트', '푸아송분포', '마구걷기', '지수함수' 등을 통해 지구를 재미있게 관찰하는 법을 알려 준다. 'F=ma', '비선형' 등을 통해 시간의 존재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책의 곳곳에는 차가운 물리학자의 언어라고 보기 힘든 문장들이 참 많다. 과학적 증명을 통한 직설 직언만 있었다면 나도 사실 재밌게 읽긴 어려웠을 것 같다.


'스스로를 길들인 후에야 아름다움은 나를 찾아온다'


생물을 선택했던 문과생들이여!(여기서 내 나이가 다 들통났지만) 스스로를 길들이기 위해서라도 꼭 한번 이 책을 읽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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