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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May 04. 2021

살인자의 건강법(아멜리 노통브, 2008)

그녀에겐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

어떤 작가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한 경험이 있는가? 나는 있다. 아멜리 노통브! 바로 그녀다. 한국에서 출간된 거의 모든 책을 읽었다. 한 권을 읽고 바로 또 다른 책을 읽고... 다작을 하는 작가이고, 200페이지 남짓한 중편을 주로 쓰기에 나는 거의 중독 수준으로 빠져 들었다.


'살인자의 건강법'(아멜리 노통브, 2008, 문학세계사)은 노통브의 데뷔작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노작가 타슈가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고, 5명의 기자가 인터뷰를 자청하게 된다. 기자 4명의 인터뷰는 철저하게 실패한다. 노작가의 광기와 언변을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이제 1명의 기자만 남았다. 타슈의 작품을 빠짐없이 읽은 30세의 여기자 니나는 과연 인터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한치의 양보도 없는 인터뷰는 거의 전쟁에 가깝고, 타슈의 유일한 미완성작인 '살인자의 건강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절정을 친다. 진짜 타슈는 누구일까?

이 소설은 이제 막 데뷔한 노통브가 생각하는 문학과 작가, 그리고 읽기와 소화하기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말이라는 잔인한 도구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뻔뻔한 직업'이 작가라는 식으로.

아마 노통브는 손의 쾌감을 느끼지 못하면 절필을   같다. 노통브의 쾌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소설이다. 나도 브런치에 쓰는 글에서 손의 쾌감을 느끼지 못하면 절필을?! 생각만 해도 쾌감이 느껴진다.


타슈와 니나의 인터뷰가 소설의 전부이다. 매우 독특한 구조이다. 현실에서 이런 대화가 불가능할 것 같아서 소설적이다. 글이 아닌 말이 가진 엄청난 힘이 느껴진다. 음성이 지원되는 소설 같다.


노통브를 아직 만나지 못한 분이라면 한번 이 책을 읽어 보시라! 아마 나처럼 헤어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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