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하지 않는 잔잔함
허전한 마음을 달래러 나선 산책길
물가에 모여 앉은 청둥오리 세 마리와
조금 떨어져 서 있는 백로가
함께 있는 모습을 한참 바라본다.
설명하기 어려운 이 허전함은
어디에서 와서 이렇게 오래 머무는 걸까.
괜히 웃으며 넘긴 말들 뒤에
표현하지 못한 마음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그 마음을 붙들고 가만히 바라본다.
해준 것이 없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받은 것만 있는 것 같은 고마움.
글로 담을 수 없는 시간들이
마음을 무겁게 내려앉게 한다.
붙들고 싶은 마음은 붙들고
청둥오리 세 마리와 백로처럼
오늘의 평화에 잠시 머물러 본다.
청둥오리가 물을 마시고
몸을 툭툭 털어낼 때마다
물 위에 작은 물결들이 번진다.
참 아름답다.
백로는 든든한 망루처럼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멀리 물가를 바라보며 서 있다.
이 작은 평화를
저리도 요동하지 않는 잔잔함으로 지켜내는 풍경.
매일 아침, 새들은 이렇게 물가에서
일상을 참으로 아름답게 시작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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