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가정의 아이에게'남의 편'이란?

남의 편을 만나? 말아?

by 솔담

누구에게나 특별함이 있습니다. 제게 이혼한 여자라는 주홍글씨가 있다면

제 아이에게는 엄마랑 둘이 사는 아이, 아빠가 없는 아이 등이 주홍글씨입니다.

어릴 적에는 친구들의 그 말에 아파했었는데, 중학교 들어가서는 그 말을 터놓을 친구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출간 계약'을 하자는 전화를 노노 학교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받았습니다. 블루투스를 통해 나오는 "최 작가님!"이라는 호칭이 아들에게 자랑스러웠나 봅니다.

"엄마! 엄마 책 출간되면 내 친구가 먼저 사서 볼 거래. 그 친구에게 엄마랑 둘이 산다고 터놓기도 했어."라고 말하는 중2 아들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의 비밀도 이야기하며,

"비밀은 엄마에게 이야기하면 안 되지만 엄마는 지켜줄 거니까 괜찮지?"라는 말도 했습니다.


어제 부모님이 다녀가시고 오해영 삼매경에 빠져 있는데 노노가 [한번 다녀왔습니다]를 보자고 하더라고요.

아이는 저번 주에 그 드라마를 보면서 가짜 여동생 행세를 하는 사람이 나오면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화가 난다면서요!

그리고 드라마 실시간 댓글을 읽어주거나 시청률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어제도 함께 보다가 차화연의 휴대폰에 '남의 편'이라 뜬 게 보였나 봅니디.


"남의 편? 엄마...... 남의 편이 없어."

(라고 말하는 노노의 말을 듣고 저는 보편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했죠.)


"남편을 남의 편이라고 이야기해. 남의 편만 들어준다고 해서. 엄마는 남의 편이 없지만."

(엄마한테는 남편이 없다는 걸 말하는 줄 알았어요.)


"엄마! 남의 편이 없잖아. 만나볼까?" 하는 겁니다.

(아이는 남의 편이 남편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남의 편이 없다는 건 아빠가 없다는 뜻으로 이야기를 한 거라는 걸 그제야 알았네요.)

"만나고 싶어? 그러면 연락해봐."

"엄마는 내가 만났으면 좋겠어?"

"그건 네가 결정해. 엄마가 전화번호 알려줄게. 전화번호 바뀌었더라."

(아이 아빠는 이혼하고 전화번호를 여러 번 바꾼 듯했어요. 왜 바꿨는지 그 사연까지는 알고 싶지 않지만 아이가 네 살 때쯤 '개나리'노래를 개사해서 아빠 전화번호와 직업, 아빠 이름 등을 알려줬었는데 아직까지 기억을 하고 있거든요.)


"아니, 엄마는 내가 만났으면 하냐고"

"만나서 캠핑도 가고, 별도 보고 엄마가 너랑 해주지 못하는 거 함께 한다면 좋을 것 같아. 용돈도 받고."

"엄마가 나 혼자 키웠으니까 백만 원쯤은 받아도 되겠지?"

"글쎄, 엄마는 네가 아빠한테 도움받을 수 있는 거 도움받았으면 좋겠어. 엄마가 못해주는 거 말이야."

"운전도 알려준댔는데, 내가 유튜브에서 보니까 교통법규가 엄청 복잡하더라. 나 운전하는 거 어려울 것 같아."

"해보기 전에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아빠 만나서 운전도 배우고 놀러도 가고 하고 싶은 거 해."

"지금은 아닌 거 같아. 커서 만날래."

바뀐 전화번호를 아이에게 전해줬습니다. 연락은 언제든지 아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도록요.

아들! 남의 편이라고 저장하지 말고 아빠!라고 저장해~라는 말도 했습니다. ㅋㅋ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고,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던 그 사람


이제는 아이와 이야기를 하게 되고

눈물도 흘리지 않게 되었네요.


시간이 저를 참 단순한 동물로 만들어 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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