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해 한잔해 한잔해♬
사춘기 아들의 맥주 시음 평.
토요일의 매력은 햇살을 받으며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들으며 퇴근한다는 것!!
가끔은 집 말고 다른 곳으로 새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밥 말고 다른 것을 찾아 헤매기도 하는 나름의 긴장감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집 말고 다른 곳으로 샌 적은 없고, 기껏해야 떡볶이 아니면 햄버거로 퉁!!
어제는 퇴근 후 "언니! 5시쯤 새우 배달 갈게요!" 하는 팀장님이 새우 구워서 강데렐라(노노의 또 다른 별명.)하고 맥주 한잔 하라는 말에 노떼 마트로 갔습니다. 찌나쌤이 매일 마신다는 테라를 사기 위해 궈궈!
여기서 잠깐! 왜 노노의 별명이 강데렐라인지 궁금해하실까 봐 적고 갑니다.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청소와 빨래를 하고, 퇴근한다고 전화하면 밥하고 반찬도 만들어 놓는 아들. 유튜브 먹방 코너를 보고 음식을 만들어 엄마를 마루타?로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강데렐라가 빨리 독립해서 자취를 하고 싶다네요.
침대 시트는 호텔같이 바스락거리는 하얀색에 벽지도 하얗고 커튼은 회색 나름대로 뭔가 계획을 세워놓은 듯싶습니다. 그리고 술을 진탕 마시기 위해 스무 살을 기다리는 아들입니다. 자신의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굉장히 궁금해합니다.
새우 소금 구이가 다될 즈음 맥주를 꺼냈더니 오~~ 하고 감탄사를 날리는 노노.
한 캔을 따서 두 잔에 나누며
"엄마 것 조금 더 따랐어." 하길래
"엄마 것?" 했더니
"엄마! 내 것 더 따르는 것도 우습잖아." 해서 깔깔대고 웃었습니다.
"엄마는 주량이 어느 정도 돼?"
"소주 한 병쯤?"
"음...... 그쪽은?"
개떡(그쪽)같이 말해도 찰떡(아빠) 같이 알아듣고는~
"너네 아빤 한잔 마시면 그냥 잠들어. 노래방 스피커 앞에서도 잘 자."
"내가 술 잘 마시면 엄마 닮은 거네."
짠! 잔을 부딪히고
"울 아들의 진취적인 생각을 위하여!"
"울 엄마의 건강을 위하여!"
한 모금 마시고
"깔끔하네"
두 모금 마시고
"좋다"를 외치는 노노.
너무 귀엽지 않나요?ㅋㅋ
그렇게 맥주 한 캔으로 끝이 났지만 아들과의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이 소소한 행복인 듯싶습니다.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는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에는 좋은 기억들을 차곡차곡 쌓아두었으면 좋겠습니다.
독립하고 세상에 나아가 힘든 일이 생길 때
하나씩 꺼내어 지워나갈 수 있는 지우개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힘들 때 전화를 거는 대상이 엄마에서 사랑하는 사람으로 옮겨지겠지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잘해 나가리라 믿습니다.
사유리 씨가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인 남자아이가 전학을 왔다고 합니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그 아이를 길에서 만나
"혼자서 뭐해?" "뭐 하고 있어?"
아이가 대답할 때까지 계속 물어봤는데 그 아이가 사유리 씨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빠까(바보)."라고 말했대요.
집에 돌아와서 아빠에게 방금 있었던 이야기를 했더니
아빠는 사유리 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 한국 친구 눈치가 빠르네. 네가 바보인 것을 눈치챘으니까, 앞으로 친하게 지내."
라고 하셨대요.
아빠가 어린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긍정적인 생각은 지적인 생각보다
문제를 더 쉽게 풀어 준다는 것이다.
-사유리의 눈물을 닦고 120p-
먼저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엄마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