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말하기를

그때가 좋았지.

by 솔담

온통 하늘을 덮던 나무가 바람에 낙엽을 잃었다.

우리의 인생처럼.


멀리서 바라보면 참으로 멋진 나무도

새에게 나뭇가지를 내줘야 하고

벌레에게 나뭇잎을 갉아먹도록 허락해야 하고

상처로 새어 나오는 진액을 개미가 가져가도록 침묵해야 한다.


그 상처투성이를 감싸 안지 않으면

초록의 푸르름도

결실의 열매도

노랗고 빠알갛게 채색되지 못한다.


그래, 견뎌보자.

바람의 소리도

비의 따끔함도

소복이 쌓이는 눈의 속삭임도

한낮의 태양에 찌푸리는 눈길도

달빛에 비치는 웅장한 그림자도

모두 '나'임을 잊지 말자.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지나다 보면

잃어버린 것들의 잔해들이 모여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고

지금을 추억하겠지.


잃어버린 후에

추억하는 과거는

그래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