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은 지혜로운 철학자

by 솔담

매일 주어지는 똑같은 하루가

어떤 날은 작은 바람에도 휘청하고

어떤 날은 굳건히 잘 버틴다.


그 날을 결정하는 건

내 마음의 밀도일까?

'나무의사'로 불리는 우종영님 지음.
살다 보면 때로 어떻게든 버티는 것만이 정답인 순간이 온다는 것. 7p

그때는 보이지 않던 희망이 절망뿐이던 시간이 젊음과 함께 사라졌다. 세월의 흔적을 담은 얼굴은 그때를 못내 아쉬워한다. 버텨온 자신에게 잘했다고 토닥여보는 시간은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


어떤 어려움이 닥치든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척도는 내게 달렸고, 정말 두려워하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라는 걸 27p

혼자서 짊어지고 가는 삶의 무게에 아이의 삶도 덩달아 매달려 있었다. 어른들의 패에 영락없이 휘말려 든 아이는 타짜가 되기까지 기막힌 촉을 발휘했다. 우듬지(나무줄기의 꼭대기 부분으로, 어느 방향으로 뻗어 나갈지를 결정하는 곳)가 유난히 발달한 아이들은 내게 남은 부모를 향해 가지를 쭉쭉 뻗어 나간다. 당신마저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아이의 내면에 남아 또 다른 자아를 형성해 나갔다.


나무의 육아 원칙 하나. '최대한 멀리 떼어 놓기'다. 자신의 그늘 밑에선 절대로 자식들이 큰 나무로 자랄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까닭이다. 69p

부모가 그려준 인생지도에 우두커니 서있는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마음의 거리는 늘 부모의 인생 좌표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 방황하는 아이들이 돌아올 곳을 마련해줘야 하는 것은 부모 몫이다. 강한 자력으로 맺어진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빛을 발휘할 시간이다.


영화 벌새에서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 죽어간다'라고 했다. 뭔가 고갈되어 갈증을 느끼며 살던 '나'보다 아이의 삶은 물방울이 톡! 튀겨질 수 있는 탄력이 있었으면 한다.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무언가가 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빛날 수 있는 삶을 살아갔으면 한다.

부디 부모의 다짐이 아이의 다짐이 되지 않기를......


그러고 보면 언제나 그렇듯 나 자신이 문제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나는 나답게 살고 있는가, 튀어 보여서 좋을 게 없다며 남들한테 욕먹기 두려워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해 버린 것은 없는가. 아, 가슴이 서늘하다. 273p

토요일 오후 퇴근하는 나를 맞이하는 나무가 댕강 잘려있었다.

수없이 뿌려대던 나뭇잎도 열매도 모두 사라진 나무야, 많이 아프겠다. 나무에 앉아 주차된 차에 배설을 하던 새들은 갑자기 집을 잃어버렸다. 참 난감하겠다. 내 자유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에게 결정권을 내주었던 지난날.

그래, 내가 두려운 건 과거였다.


어느 날 문득 책을 읽고, 영화를 보거나 때로는 뒹구는 게 나의 본업이라는 생각 하니 멋졌다.

자연스럽게 직장생활이 부업이 되는데 부업치고는 꽤 쏠쏠한 수입이란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내가 정하는 내 삶의 이름에 만족한다.


불안은 성공에 딸려오는 부록 같은 거다. 때론 부록이 더 나은 것도 있지만. -드라마 [청춘 기록]-

불안이 모든 시간을 잡아먹지 않게 혼자서 고군분투했던 나에게 이제는 천천히 가도 된다고 바람의 말로 속삭여야겠다.

"그러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