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하고 나니 내 인생도 함께 '실패'라는 증서를 받았다.
내가 나에게 주는 영광스러운 실패는 나를 움츠려 들게 하고 발끈하게 한다.
남에게 돌리자니 그 흔한 남의 편도 없다.
착한 사람 코스프레라도 해야 본전이다.
이혼은 정신적으로 피폐함을 이해해 달라는 명분이 될 수 없다.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미소 속에 비친 나는 아프다.
내 안에 쌓여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비장의 무기를 선택했다.
이제야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비밀.
이혼한 나를 보고 이혼하지 않는 방법을 배웠으며 한다.
이혼한 나를 보고 이혼한 여러분이 공감을 느꼈으면 한다.
이혼한 나를 보고 나만 발버둥 치며 사는 줄 알았는데 나보다 못한 사람이 있다는 위안을 받았으면 한다.
이혼한 나를 보고 이혼하지 않은 여러분이 희열을 느꼈으면 한다.
괜찮다.
나에게는 뜨거운 사랑을 할 기회가 있지 않은가.
알 수 없는 미지의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나는 내면을 가꾸어 나갈 거다.
그리고, 현재의 모습과 다른 나를 기억하는 그 남자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 남자와 함께 살고 있는 그 여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 남자와 사느라 고생 많다.
덕분에 난 FA 시장에 나왔다.
쐐기풀을 꺾어 옷을 짓느라 몸과 마음이 찢어지고 침묵하느라 시꺼멓게 타들어간 10년의 세월.
에라 모르겠다.
못 참겠다.
오빠 미안, 나부터 살고 보자.
이제 남을 위해 살아가는 시간은 그만~
이혼녀라는 이름을 버리고 싶다.
무감각해진 나를 여자로 만들어줄 남자를 만나고 싶다.
내 안에 이러한 자아가 있음을 밝히고 나니 한결 가볍다.
나에게 던지는 질문 하나.
나는 무엇으로 성장하면 좋을까?
여러분과 제가 엮어 나아가야 할 이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