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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담 Oct 10. 2022

그 어려운 걸 해 낸 아빠 2

가족과 주변의 도움으로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10월 6일 날 검사를 받고 담당의사를 만났는데, '발견은 늦었지만 치료가 너무 잘됐습니다. 더 이상 드실 약이 없으니 마그네슘만 잘 챙겨 드세요. 10월 23일 날 마지막으로 항암치료 한번 더 합시다.'라고 했단다.

감기와 코로나에 걸리면 안 되니 정말 건강에 유의하고, 감기라도 걸리면 꼭 병원에 오라는 의사 선생님께 두 분 몇 번이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단다.


뜨겁던 여름이 고개를 돌리고 나니 가을로 변해있었다. 그동안 계절 변화를 느낄 여유가 없었다. 쉬는 날이면 아빠 병문안을 가고 혼자 계시는 엄마 집에 가서 자고 엄마 말동무를 해드렸다. 엄마 손을 잡고 집 주변 산책을 하며 깔깔 웃기도 했다. 엄마 친구 옥이 아주머니는 밤마다 전화해서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셨다. 엄마가 이가서 사귄 밤 할머니(입구에 큰 밤나무가 있다), 꿀 할머니(식구가 먹을 양봉을 하고 계신다)도 매일 오셔서 엄마와 함께 울고 웃어주셨다.

밤할머니네 입구의 밤나무

매일 아빠께 전화하고 입원이나 퇴원을 도맡아 해준 사촌 *주오빠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를 해야겠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작은아버지 손을 잡고 펑펑 울었다는 오빠.

일주일에 몇 번이고 엄마 모시고 아빠 면회를 가준 오빠.

걱정하지 말라고 오빠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울지 말라고 자주 전화해준 오빠.

오빠, 너무 고마워. 오빠의 말이 정말 큰 힘이 됐어.


아빠는 아직도 암환자이지만 우리 가족은 더 끈끈해졌다. 살아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뵙고, 자주 연락드리는 것. 그걸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어제는 엄마, 아빠가 우리집에 오셨다. 함께 전통 시장에 가서 장을 봤고,  내가 다시 부모님댁에 가서 자고 왔다. 볏단을 나르며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전래동화처럼 부모님과 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지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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