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나눌 수 있나요?

어른을 위한 동화 3

by 솔담

엄마 뱃속에 꿈이가 있어요. 꿈이가 누구냐고요?

내 동생이래요.

엄마 배가 점점 더 커졌어요.

내 동생은 보이지 않지만 엄마 배에 귀를 대고 있으면 가끔은 누나를 발로 차요.

하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엄마랑 병원에 가서 꿈이 사진을 봤는데 눈을 감고 있어요.

엄마 뱃속이 깜깜해서 계속 잠만 자나 봐요.

쿵쿵 소리도 들었는데 꿈이 심장 소리래요.


언제 진짜로 꿈 이를 볼 수 있을 까요?

엄마의 배가 자꾸 아파오는 걸 보니 곧 만날 수 있을 거래요.


의사 선생님이 배가 많이 아프면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했어요.

엄마가 빙그레 웃으시며 나를 바라봐서 손을 꼭 잡아 주었답니다.

옛날에 친구와 흙놀이를 하다가 흙을 뿌렸는데 내 눈에 들어갔어요.

엄마하고 안과에 갔는데 눈을 크게 벌리고 약을 넣는데 너무 아프고 무서웠어요.

그때 엄마가 내 손을 잡아 줬거든요.

엄마도 내가 손을 잡아주니 무섭지 않겠죠?



자고 일어나니 외할머니가 계셨어요.

오늘은 꿈 이를 만날 수 있대요. 엄마가 집에 없으니 기분이 안 좋아요.

밥 먹기 싫다고 하니 할머니가 내가 좋아하는 시금치 반찬이랑 밥을 먹여 줬어요.

콩순이 머리를 해달라고 하니 콩순이처럼 묶어 줬어요.

내가 좋아하는 핑크색 옷이랑 구두를 신고 어린이집에 갔어요.

친구들이랑 선생님이 콩순이 같다고 했어요.

낮잠시간에 엄마가 보고 싶어서 큰소리로 울었어요.

“할머니 오시면 병원에 가서 엄마 만나자."라고 하면서 선생님이 토닥여주니 스르르 잠이 왔어요.


할머니 손을 잡고 병원에 갔는데, 엄마가 병원 침대에 누워 있고 팔에는 긴 줄이 달려 있었어요.

“엄마 많이 아파?”하고 울먹이니 엄마가 한 손으로 안아주며,

"이제 아프지않아. 면회시간 되면 엄마랑 꿈이 만나러 가자”라고 했어요.

외할머니 손을 잡고 마트에 가서 쥬쥬 음료수랑 과자를 사 가지고 오니 면회시간이래요.

아빠가 나를 안아 주니 유리 사이로 아가들이 보였어요.

“꿈이 어디 있어?”라고 물으니 아빠가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었어요.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이 생긴 아가들이 울고 있으니 누가 꿈이인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빠가 가리키는 아가가 제일 예쁜 것 같아요. 내 동생이니까요.



내 동생 이름이 준민이래요.

"꿈이는?" 하고 물으니 이제부터 준민이라고 불러야 한 대요.

“왜 이름이 두 개야? 난 하나잖아”하고 물으니 나도 이름이 두 개였대요. 축복이 그게 또 다른 내 이름이래요.

병원에서 집으로 온 엄마는 누워만 있고 모르는 이모님이 오셨어요.

엄마 대신 요리하고 빨래하고 나를 씻겨 주신대요.

이모님은 요리를 못하나 봐요. 매일 미역국만 해줘요.

엄마는 맛이 있다고 잘 먹어요. 꿈이가 울면 엄마가 “배가 고프니? 응가했어?”하고 물어봐요.

엄마는 어떻게 울음소리만 듣고 아는 걸까요?

내가 울면 ‘울지 말고 말로 하라’고 하면서 꿈이가 울면 웃으며 말하는 엄마는 나보다 꿈 이가 더 좋은가 봐요.

내가 안아달라고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꿈이가 울면 안아주는 엄마.

꿈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가 더 좋았어요. 그때는 내가 먼저였는데......



어린이집에 갔는데 선생님이 [내 동생이 태어났어요] 책을 읽어 줬어요.

엄마 아빠가 사랑을 해서 아가가 생기고 엄마 뱃속에서 점점 자라나다가 아가가 태어났대요.

“어? 우리 꿈이도 엄마 뱃속에서 태어났어”하고 말하니

“소민이는 혼자서 걸을 수 있고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지? 꿈이는 누워만 있고, 밥도 혼자 못 먹으니 엄마가 안아주고 먹여주는 거야.”하고 선생님이 말을 했어요.

꿈이는 혼자서 아무것도 못한대요.

누나처럼 커야지 혼자서 밥 먹고 걸어 다닌대요.

내가 누나예요. 누나는 혼자서 잘하니까 엄마가 꿈이 안아줘도 괜찮아요!



유모차를 타고 꿈이가 누나를 데리러 왔어요.

“엄마! 우리 어디가?”하고 물으니 “놀이터에 갈까? 아니면 정자에?”

“정자에 가자!” 나는 정자에 가는 게 좋아요.

승주 오빠하고 노래도 부르고 뛰어놀 수 있거든요.

오빠는 나하고 다른 어린이집에 다니지만 나하고 잘 놀아줘요.

정자에 가는 길에 나뭇잎을 들고 우산처럼 쓰면서 “엄마! 나뭇잎 우산이야!”하고 말하니

“나뭇잎 우산을 썼네? 엄마도 써야지?” 하고 나뭇잎을 주워 함께 썼어요.

이제 진짜 엄마 같아요. 맨날 누워만 있는 엄마는 나하고 놀지 않았거든요.

“이제 아프면 안 돼 엄마!” 하고 말하니 “이제 엄마 아프지 않아. 매일 소민이하고 놀아줄게” 하셨어요.

나는 이런 엄마가 제일 좋아요.

공벌레를 만났어요. 손으로 잡고 빙빙 돌리면 공처럼 동그레 져요.

승주 오빠한테 보여주려고 동그란 벌레를 손에 꼭 쥐고 갔어요.

“소민아!”하고 승주 오빠가 달려왔어요. “오빠! 이거 봐봐”하고 오빠 손에 건네주니 “으악! 이거 뭐야”소리치며 벌레를 던져버렸어요.

“오빠는 겁쟁이 미워! 내 공벌레 어디 갔어?” 공벌레를 찾아봤지만 없었어요.

소민이는 엄마 손을 잡고 돌아오는 길에 고개를 숙이며 걸었어요.

지렁이도 공벌레도 저녁 먹으러 엄마한테 갔나 봐요.



저녁을 먹고 나니 졸리고 피곤한데 엄마는 꿈이만 안아주고 나는 재워주지 않아요.

인형 몽키를 안고 있었지만 엄마가 옆에 없으니 잠이 오지 않아요.

“몽키야! 너는 누가 제일 좋아?”하고 물어도 몽키는 대답을 안 해요.

내가 입으로 물어뜯어 손끝도 발끝도 낡은 몽키지만 나는 몽키가 제일 좋아요.

“소민아! 많이 졸렸지? 기다려 줘서 고마워."

엄마가 읽어주는 공룡 책이 자장가 소리처럼 들려요.

"엄마, 잘 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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