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다.

내가 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

by 솔담

올해 초는 책 출간으로 참으로 많이 설레고 행복했습니다.

20년간 불리던 '선생님'말고도 '작가'라 불리고, '선생님'이란 직업을 그만두기도 한 해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아이들과 뛰어놀 때가 제일 행복한 '나'임을 새삼 깨닫게 되는 시간이 주어지기도 하네요.

이렇듯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고 잃어보고 난 후에 깨닫게 되는 게 삶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이가 자전거를 타다가 부딪힌 차주분께 "나도 아이를 키우니 차 수리를 하지 않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꼭 기억했다가 같은 일이 생기면 저도 그렇게 해야겠습니다.

그분이 우리 모자에게 '배려'라는 선물을 안겨주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힘든 '배려'


그날이 시험 이틀째 날이었습니다.

시험 때나 평상시나 아이는 같은 일상을 보냅니다.

공부하라는 말을 해보지 않은 엄마이기에 혼자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시험이 언제인지는 알고 있을까? 시험 시간표는 알고 있을까?'

그것도 독백이기에 아이는 엄마의 마음을 알지 못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P시는 가고 싶은 중학교를 1순위부터 써냅니다.

아이와 친한 친구 두 명이 1순위부터 5순위까지 똑같이 써서 냈습니다.

같은 중학교를 입학하기 위해서죠.

그러나 세명은 모두 다른 학교에 배정이 되었답니다.

그중 한 명은 꼭 노노의 시험 때가 되면 전화를 합니다.

이번 시험날도 어김없이 전화가 왔습니다.

" 너네 내일이 시험이라며? 공부해. 게임하지 말고."

아! 얼마나 멋진 친구입니까?

노노의 생일날에는 40분을 걸어와 생일선물을 주고 가기도 합니다.

(그 친구는 중학교 근처로 이사를 갔거든요.)


초등학교 6학년 때 '과학영재' 시험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 친구가 한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난 네가 공부를 안 해서 너무 속상해.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려고 하는지. 공부를 잘해야 네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거야. 야! 000! 공부 좀 하자." 하더니 운전하는 제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어머니! 노노 공부하라고 하세요. 80점대 점수로 어떻게 좋은 대학을 가요. 과학만 잘하는 노노 걱정 안 되세요?" 하! 하! 하! 웃으며 저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노노가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자신이 하고 싶을 때 해야 효과가 좋거든. 그때가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야." 했더니 속상했는지 함께 먹기로 한 점심도 마다하고 집으로 가버렸습니다.

노노에게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합니다.

요즘은 너랑 나랑 같은 고등학교 가려면 성적이 좋아야 하니 공부하라고 한답니다.

P시는 고등학교를 성적순으로 가기에 같은 학교에 다닐 확률이 희박합니다.

그 친구가 노노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아이에게는 초콜릿 한 상자를 저에게는 김정운 교수의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를 선물로 줬습니다.

아이와 고기를 굽고 된장찌개를 끓여 크리스마스이브날 저녁을 먹었습니다.

"엄마! 우리 고깃집 낼까? 된장찌개가 너무 맛있어" 하는 노노.

아이의 말 한마디가 저를 웃게 합니다.


내가 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읽으며 너무 행복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글귀입니다.

결국은 어릴 때 관심 가졌던 것으로 돌아갑니다. 아주 희한합니다.

이런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