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앉은 어둠
나의 내일이 이러했으면 좋겠다.
암막커튼을 치고 베란다에 버티칼을 치고 세상과 단절하던 시간.
온전히 어둠을 감싸 안은 그 시간에는
나의 아픔과 나의 미련과 나의 후회가 담겨 있었다.
오열하듯 토해내는 울음도 닳아버렸다.
나의 마음같이......
희망도 미래도 없고 지금 존재하지 않는 모든 것이 욕망의 대상이었다.
죽을 것만 같던 시간도 지나고 보니
웃으며 이야기하게 되고
밥이 넘어가고 흥얼거리는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을 알지만
내가 겪고 있는 사건이 제일 큰 사건이 되고
내 잘못 보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게 되고
그러면서 서서히 희미해져 간다.
나는 툭툭 털고 일어나 상처를 치유할 사이도 없이 또 하루를 보내고 맞이한다.
그땐 그랬다.
쉰이란 나이가 되고 보니
한 발자국 물러나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악착같던 삶에 대한 열정도 이제는 조금씩 놓아야 함을 알아가는 나이.
노력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그 나이가 되었다.
농익어가는 내 삶에 한가닥 희망을 가져본다.
나이 들수록 더 푸근해지는 마음을 갖게 되기를
상처 주지 않는 말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가시 돋친 말을 듣더라도 상대방의 진심이 아니라 생각하며
나 자신을 후벼 파는 일이 없게 되기를
그런 어른이 되어가고 싶다.
어둠이 내려앉은 그런 날을 매일 맞이하듯
평온한 나의 노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