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 치료 거부 동의서

죽음을 맞이하는 자와 남겨진 자를 위한 판결문

by 솔담

저는 지금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 책을 읽고 있습니다.


자식의 이혼이 "그 고생하며 키웠는데, 무슨 죄를 지었길래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로 투사되는 부모님을 뵙기가 힘들어 연락을 뜸하게 하던 때.


"나중에 죽으면 너네들 고생 안 시키고 돈 안 들게 시신 기증하면 내 몸 해부해서 실험 한 다음 화장해준다더라!"라는 말과 함께, 너네 사인이 필요하다며 종이를 내미는 엄마를 마주하는 일이 지옥 같았습니다.


몇 달 전 두 분은 연명 치료 거부 동의서

를 작성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진작했어야 하는데 너네 아빠가 안 한다고 버텨서 못하고 있었다.

"자식들한테 해준 것도 없으면서 뭘 더 오래 살겠다고 안 한다고 하는지, 너네들 부담 안 주려고 연명 치료 거부 동의서 지갑에 넣고 다니니 걱정 말아라."


자식 위해 하셨다는 일이

자식이 죄책감 느끼기 딱 좋은 말로 전화 통화할 때마다 하시는 엄마.

그것도 언니와 동생 말고 나에게만.


치매 초기의 엄마인 걸

엄마의 방식인 걸

자식을 위한 마음이라고 하는 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도


듣는 내내 난 아프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죽음에 관해 조금 더 평온한 마음을 갖게 되기를,

엄마의 말에 덜 아파하는 나를 만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