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부모는 처음입니다만

[싱글 부모 기숙학원] 선착순 모집 중입니다.

by 솔담

노노는 네댓 살 때 갖고 싶은 장난감을 마트에서 만나면 "보기만 한다"면서 정말 보기만 했어요.

"사줄까?"하고 물어도 "보기만 할 거라면서 움직이지도 않고 삼사십 분을 바라보기만 할 때도 있었답니다.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지 않는 아이는 벌써 환경의 크기에 맞춰 자라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어린이집 교사로 일했던 나는 다른 아이들 어린이날 행사로 지쳐있었지만 머릿속은 온통 하얬어요.

둘이서 과연 무엇을 한단 말인가?

잠든 아이 머리맡에서 저절로 흘러내린 눈물과 콧물로 내 얼굴은 뒤덮여 있었어요.

너 보란 듯이 잘 키울 거야. 나와 아이 눈에 눈물 나게 했으니, 네 눈에서도 언젠가는 눈물을 흘리게 될 거야.

저주 아닌 저주를 퍼붓다 어린이날을 맞이했답니다.


그때는 그랬어요.

모든 것이 낯설던 그때.

둘이 식당에 가는 것도

공원에 가는 것도 무서웠어요.

모두들 우리 둘만 쳐다보는 것 같고, 우리를 보며 수군대는 것 같았거든요.


오늘 처음 아이와 둘이 어린이날을 맞이하는 싱글 부모의 마음이 그때의 나와 같을 겁니다.


노노가 다섯 살 때 두 발 자전거를 처음 타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아이의 친구 아빠가 보조바퀴를 떼어준 자전거를 싣고 근처 학교 운동장으로 갔어요.

“엄마 꽉 잡아!” 하는 아이에게

“걱정하지 마! 안 놓을게”

아이의 믿음을 저버린 엄마는 두 손을 놓았고 아이는 엄마가 잡고 있다는 믿음으로 혼자서 타다가 저 멀리에 있는 엄마를 본 순간 넘어졌어요.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하자

엄마도 믿을 사람이 못되구나! 느끼는 순간

혼자서 자전거를 잘 타게 되었답니다.

인대가 늘어난 노노의 발에☞엄마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어른에게도 시간이 흐르다 보면 마음에 근육이 생길 거예요.

아이에게 늘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애쓰지 마세요.

아이들은 애쓰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아이의 모습을 잃어간답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싫으면 싫다고 안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해주세요.

아이들은 표현을 안 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숨기는 사람이 된답니다.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세요.

부모님이 힘들까 봐 애써 감추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제는 우리가 들어줄 차례입니다.

그리고 미안하면 "미안하다" 고마우면 "고맙다"라고 이야기를 하세요.


아이들에게 두 명이 해야 할 몫을 혼자서 해내야 하는 우리는 싱글 부모입니다.


[싱글 부모 기숙학원생을 모집합니다]

자 격: '혼자서도 잘해요'는 남의 이야기인 분
장 소: 우리 집~~~(각자의 집)
기초반: 싱글 부모가 내 잘못은 아니잖아요.
개념반: 살다 보니 내 잘못도 있더라~
심화반: 싱글이라 햄 볶아요.(행복해요.ㅎㅎ)

시간이 지나다 보면 단계별로 반편성이 되니 걱정 말고 등록하세요.
등록비요?
우리의 아픈 마음으로 선불 결제되셨습니다.

*20년 전 유치원 교사로 함께 일했던 J선생님이 싱글맘으로 처음 어린이날을 맞이했습니다.

J선생님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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