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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나랑 사는 동안 행복하지 않았대.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야

by 싸비

이혼하고 아이들은 당연히 나랑 사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처럼 돈을 벌 능력이 없었고 가난한 예술가로 살면서 교회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들을 키우느라 대화 같은 걸 할 힘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오로지 쌀과 김치를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이 나랑 사는 동안 행복하지 않았다는 꼭꼭 숨기고 있었을 말을 한 거다.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다. 파괴적인 소용돌이 안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해가 떠도 밤이고 밤은 다시 아침이 오지 않을 것만 같은 긴긴밤이었다. 지금은 지나간 일이 되었지만 정면으로 통과하던 그때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런데 나를 지탱해 주었던 게 캐리커처였다. 어떻게 캐리커처가 지탱해 주었냐고 묻는다면, 우선 만화가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림실력을 올려야 하는데 캐리커처만 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캐리커처로 연습과 실전을 거듭할수록 실제 작업에 대한 완성도가 생겼다. 그리고 그림을 받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위안이 되었다. 그러자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볼 힘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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