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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y Story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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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비 Oct 11. 2024

키세스(KISES) 여행사

2016 유럽 여행 이야기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계획은 어떻게 세우지? 빨래를 짜며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던 나는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왜요? 엄마?”

“너희 아침에 일어나는 거 잘 못하잖아.”

“네!”

“여행 가면 잘 일어날 수 있어?”

“좀 자신 없는데.”


패키지여행은 안 되겠다. 자유여행으로 가려고 생각하니 더 막막했다. 다시 이렇게 저렇게 검색한 끝에 종로에 있는 키세스 여행사에 찾아가기로 한 날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나의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가서 뭐라고 해야 하는 거야?’


고개를 숙이고 길을 찾아가던 나는 고소한 냄새에 고개를 들었다. 호두과자 가게가 보였다. 좋아하는 호두과자 냄새에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두리번거리며 도착한 건물 입구에 크게 서울 YMCA라고 쓰여있었고 잘은 모르지만 좋은 곳이라고 알고 있어서 YMCA와 같은 건물에 있다면 키세스도 좋은 곳일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도착한 사무실은 하얗고 깨끗하고 차분했다.


“어느 나라로 가실 건가요?”


나의 대답을 기다리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직원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어디로 가실지 안 정하셨어요? “


미치겠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나를 도와줄 수 있을까?


“저”

“네, 말씀하세요.”

“제가 이혼하고 아이들 둘이랑 살고 있어요.”

“네?”

“그런데 갑자기 아이들 할아버지가 아이들 데리고 유럽 여행을 다녀오라는 거예요. 저는 영어도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


내 얘기를 들어준 고마운 직원은 종이를 꺼내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적어주었다.


1. 아이들과 함께 사회과 부도 책을 펴고 가고 싶은 나라(3~5개) 정해오기

2. 가서 하고 싶은 경험 생각해 오기

3. 비행기 경유해서 갈지 직항으로 갈지 정하기


그렇게 나는 유럽 여행으로 가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키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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