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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y Story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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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비 Oct 14. 2024

동화 속 도시 브뤼셀

2016 유럽 여행 이야기

우리가 한 도시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길면 이틀 짧으면 하루였다. 우리는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선택과 집중하는 여행을 했다. 떠나기 전 계획은 있었지만 현지에 와서 다 했냐 하면 그건 아니었다. 요즘 말로 내가 J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관점에서 나는 변덕쟁이다.


브뤼셀(벨기에. Belgium)은 동화 속 배경 같았다. 역 주변 커다란 대형 화분들은 우리가 작아진 기분이 들게 해 주었다. 테러 위험 때문에 탱크들과 군인들도 볼 수 있었는데 눈이 마주치자 걱정 말라는 표정을 지어주어 안심이 되었다.


숙소 소형 엘리베이터는 캐리어를 가지고 한 사람만 탈 수 있어서 아이들과 따로 올라간 일도 재밌었다. 만나는 사람이 ‘마담’하고 인사하는 것도 기분 좋았다. 그때 인사법을 몰라 인사를 제대로 못했던 건 아쉽다.


우리는 동네를 몇 바퀴 돌며 분위기를 살폈는데 볼 것도 많고 관광객들이 많아 어디를 가도 여행하는 분위기가 났다. 한 와플 가게는 와플 종류가 너무 많아서 다른 사람들이 뭘 사는지 지켜보기도 했다. 그러다 하나를 사서 나눠먹었다. 와플 살 돈 아껴서 좋은 거 먹어야지.


그렇게 우리는 오로지 냄새가 가장 좋았던 식당을 골랐다. 관광객들이 지나가는 길 옆에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으니 뿌듯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식탁 아래 고양이가 찾아와 아이들과 놀아주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야외 테이블 의자에 기대어 내 형편을 떠올렸다. 여기에 있는 나를 누가 가난하다고 생각할까?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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