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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y Story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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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비 Oct 15. 2024

런던 빨래방

2016 유럽 여행 이야기

브뤼셀 미디(Bruxelles Midi) 역에서 유로스타(Eurostar)를 타고 런던(London, 영국)으로 갔다. 이때부터다. <부제: 나의 빨래방 여행>이 시작된 게


나는 여행 중에 빨래방을 이용할 계획으로 최소한의 옷, 빨래를 안 하면 갈아입을 옷이 없는 정도로 옷을 조금만 챙겨 왔다. 다시 생각하면 너무 심했다 싶지만 그때는 아이들이랑 다니는 것도 힘든데 짐까지 보태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숙소에 짐을 풀고 빨랫감을 담아 *구글 맵스(Google Maps)에 나온 빨래방으로 향했다.


*여행할 때 사용한 앱은 주로 구글맵스랑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두 가지였는데 둘 다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최신 정보 업데이트가 빠르다는 점이 좋았다. 가령 저녁에 가려던 곳을 낮에 먼저 가본 사람의 정보덕에 헛걸음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간 곳은 코인 빨래방이지만 사람이 상주하며 세제도 팔고 코인도 바꿔주는 곳이었다. 코인을 건네는 여자분의 손등과 손가락에 헤나로 보이는 무늬가 눈에 띄었다. 빨래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나름 재밌는 시간을 보내던 중 빨래방 유리창에 붙은 서커스 홍보 전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우와! 서커스! 내일이잖아? 가봐야지.‘


빨래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들은 라이온 킹(The Lion King) 뮤지컬을 보러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 역으로 갔다. 라이시움 시어터(Lyceum Theatre)까지 걸어가는 동안 주변에 다른 유명한 뮤지컬 극장도 볼 수 있어서 이곳이 극장가(West End theatre)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다.


유럽 여행을 준비할 때 라이온 킹 뮤지컬 티켓을 예매하자니 너무 큰돈이었다. 그러다 예매하기 직전 어떤 글을 보게 되었다.


‘공연 시작하기 30분 전에 입구에서 남은 표 떨이로 팜!’


나는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현장 티켓에 라이온킹을 보느냐 마느냐를 맡기기로 하고 예매를 하지 않았다. 그러자 경비에 숨통이 트였다.


극장 앞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직원이 나와서 묻는 것 같았다. 영어를 모르기에 주위 분위기를 보고 눈치로 손을 들었다.


“표 살 사람?”

“저요, 저요!”


직원은 사람들 몇 팀을 가리키며 자기를 따라오라고 했다. 뒤늦게 도착한 사람이 표를 구하지 못해 아쉬운 표정을 하고 있는데 다른 직원이 그 사람까지 들어가게 해 주었다.


우리는 스탠딩 표를 사서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와…”


거기에는 오래된 크고 넓은 공간이 주는 감정이 있었다.


런던에서 처음 타 본 2층 버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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