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야 (1)

사랑하면 느는 것

by 싸비


코가 빨개져 어루만지는 손


“아야야”


보기만 해도 아픈 걸


“엄살은”


눈물이 그렁해서는 올려다보는 눈을 보니 짐짓 장난이 발동한다.


”울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주신대 “


코 끝을 살짝 건드려 보더니 찌르르 한가보다. 다시 눈물이 그렁거린다.


“산타 안 믿어요!”


“그럼 다른 애들 선물 받을 때 넌 뭐 하게? “


“몰라도 돼요”


얼음을 수건으로 감싸서 만지작 거리니 차가워졌다. 그걸 코에 대준다.


“앗 차가”


“너무 차가우면 참지 말고 말해”


“할만해요”


납작하고 빨간 콧잔등 위로 얼음을 싼 수건이 올라가니 한결 기분이 나아져서는 입술을 씰룩인다.


“제가 무슨 말할지 알아요?”


“너 말이다.”


“저요?”


“그래, 너지, 여기 나 말고 너 말고 또 누가 있겠어?”


나를 보는 눈이 동그래지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린다.


“왜, 왜?”


“아저씨랑 얘기하기 싫어졌어요”


“나야 좋지”


종이 위에 슥슥 펜이 굴러가는 소리가 방을 메운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 아차 싶었다. 어린애한테 내가 너무 했구나.


“초콜릿 먹을래? “


“네 “


사심 없이 초콜릿을 기다리는 아이의 눈망울에는 새벽이슬 같은 물기가 반짝였다. 그 눈동자에 비추인 나는 어느샌가 세상이 재미없다는 걸 알아서 지겹도록 한숨만 쉬는 아저씨가 되어있었다.


“아저씨! 초콜릿 준다며요 “


초콜릿을 입 속에 쏙 넣더니 동그란 눈으로 나를 본다.


“아저씨 몇 살이에요?”


“스물아홉 “


“으음”


“왜?”


“나 아저씨한테 시집갈래요”


“켁“


“뭔 집?”


“시집이요 “


“쪼끄만 게 못하는 소리가 없어”


“왜요! 저도 내년이면 성인이에요”


“뭐라고?”


“앞으로 한 달이면 고등학교 졸업이에요”


“무, 무슨 소리야? 너 초등학생 아니야?”


“저 고3인데요?”


아무리 봐도 초등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 아이가 고3이란다.


“저랑 결혼해 주세요”


챗지피티의 오타 ㅈㅅ




서울에서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사귀는 사인 줄 알았던 여자친구는 어장관리였을 뿐이고 전세 보증금을 들고 나른 룸메이트 때문에 알지도 못하는 이 깡촌에 들어와 학원에서 애들을 가르치는 나에게 밑도 끝도 없이 결혼하자는 고3 박인영 그 아이는 그렇게 느닷없이 내 곁을 파고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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