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야 (3)

사랑하면 느는 것

by 싸비


“뻐꾹뻐꾹”


“찌르르르르르”


깜깜한 밤. 창밖에서 뻐꾸기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성이 몸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 눈을 번쩍 뜬다.


“아오!”


외마디 소리와 함께 이불을 제치고 일어나 책상 위에 둔 생수병을 들이켠다.


“꼴깍꼴깍”

“캬”


시원하게 물을 마신 한성은 창문을 본다. 가로등이 어스름히 어둠을 밝히고 불투명한 유리 너머로 거미줄 그림자가 흔들린다.


“아 아 아!”


괜히 목을 풀며 이불 위에 눕는 한성


‘말도 안 돼’


다행히 곧바로 잠이 쏟아졌다.


“쾅쾅쾅”

“아저씨!”


철문 두드리는 소리와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잠을 깨웠다.


“인영이?”


한성이 번개같이 일어나 문을 연다. 문 옆에 달린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체크하면서. 문을 열자 보인 건 주인아주머니다.


“아저씨 집에 있었네?”


“아, 주인아주머니! 제가 월세를 안 냈던가요?”


“무슨 소리야, 일 년치 한 번에 다 냈으면서. 또 내게? 나야 좋지만. 감당되겠어요? “


“하하… 그렇죠. 제가 냈죠. “


“물을 좀 아껴 쓰라고, 여기는 서울이랑 달라요. 물이 끊기기도 해요 “


“아침, 저녁으로 샤워하는 것도 안 되나요?”


“여자친구 있어요?”


“네? 아뇨!”


“근데 뭘 두 번씩이나 샤워를 해요. 땀나는 날씨도 아닌데 “


“아, 알겠습니다.”


돌아서며 가는 주인아주머니가 한마디를 흘린다.


“엄청 깔끔시러운가 보네”


철문을 닫고 돌아서던 한성이 거울 속 자신과 눈이 마주친다.


“인영인 줄 안 거야?”


머리를 박박 문지른다.


“미쳤냐?”


시계를 보니 열한 시다. 어제 벗어둔 옷을 다시 입고 집을 나섰다.





“쪼오옥 쪼오옥”


목욕탕을 나오며 빨대 꽂은 바나나우유를 마시는 한성. 오래간만에 제대로 씻은 것 같아 상쾌하다.


“아저씨?”


계단 아래 인영이 서있다.


“컥”


놀란 한성이 기침을 한다.


“쿨럭쿨럭“


쉰 목소리가 나온다.


“너, 여기서 뭐 해?”


“뭐 하긴요”


“학교 안 가?!”


“저 고3이잖아요. 졸업식 했죠 “


다시 봐도 초등학교를 갓 졸업했을 것 같은 인영이 고3이고 졸업식도 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어제 재밌었어요 “


“?”


“자전거 탄 거요. 다음에 또 가요”


“언제?”


미쳤구나! 언제? 지금 애프터 신청하는 거냐?! 한성은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걸 애써 태연한 척했다. 인영도 예상 못한 대답이었는지 한성을 바라본다.


“지금 갈까요? “


“지금?”



“시간 돼요?”


한성은 제자리에서 점프하고 싶은 기분을 누르며 팔목을 들어 시계를 확인했다.


“그러지 뭐”


“자전거 가져올게요”


“응”


챗지피티 그림


인영이 끌고 온 자전거를 세우고 어제처럼 뒤에 올라탄 채 안장을 두드린다. 자전거에 오른 한성의 옷을 붙잡는 인영. 한성의 심장이 어제처럼 쿵쾅거렸다.


“잘 잡아 “


두 사람이 탄 자전거가 도로를 달리다 골목에 접어들었을 때였다.


“아저씨, 근데”


“응?”


“왜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어요?”


인영은 붙잡고 있던 한성의 옷을 흔들며 물었다.


“아저씨 심장 뛰는 게 저한테까지 느껴져요”


한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전거를 탔다. 인영이 뒤에서 무슨 말을 더 하고 있었지만 들을 수 없었다. 기분을 들켰다는 생각에 어쩔 줄 모른 채 자전거 페달만 밟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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