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야 (9)

사랑하면 느는 것

by 싸비

한성은 두 다리가 끊어질 듯 아파왔지만 멈추지 않고 달렸다.


지금 멈추면 인영이 생각으로 숨도 쉬기 어려울 걸 알기에 차라리 다리가 아픈 게 견딜만했다.


"턱 턱"


한성의 다리가 비틀거리다 멈추었다.


"헉, 헉"


목구멍에서 피맛이 느껴졌다. 손등으로 입술을 훔치자 콧속으로 비릿한 향이 들어왔다. 가로등불 아래서 손등을 보니 얼룩 한 자국이 보였다. 입술을 핥으니 따갑다. 이를 악물고 달렸기 때문이다.


"하아, 하아"


다시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더 달릴 기력이 나지 않았다. 무릎을 짚고 숨을 고르며 앞을 바라보던 한성은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언제쯤이면 얼마나 더 있어야. 네 생각이 끝이 날까?'


한성은 눈물이 차오르는 걸 느끼고 눈을 질끈 감았다.


"깨갱깨갱"

"앞 좀 똑바로 보고 다녀요"


"죄송합니다."


하얀 포메라니안이 주인 품에 달려가 안긴다.


애플워치를 보니 9시. 아직 열 두시가 되려면 멀었다. 열 두시가 되면 한성의 마음속에서 인영이 퇴장한다.


"열 두시가 되었습니다. 이제 인영에게 연락이 올 확률은 1%입니다. "


하루 종일 오지 않는 인영의 연락을 기다린다.


"띠리리링"


석환이 이름이 반짝인다.


"어, 왜?"


"야! 너 또 뛰고 있지?"


"아니. 걷고 있다. 왜?"


"미친놈, 너 인영이 연락 아직도 기다리냐?"


"곰 같은 마누라랑 놀지 왜 전화질인데?"


"띱때야, 친구가 여자에 미쳐서 밤마다 물가를 뛰어다니다가 빠져 죽을까 봐 그런다. 떫어?"


"미친놈"


"여보~ 빨리 와~"


"선정 씨가 부르네. 너나 빨리 뛰어가서 마누라 품에 안겨라. 끊는다."


"야! 한성아! 너 언제 서울"


"끊는다!"


"띠리리링"


"여보세요?"


"야! 너 형님이 말씀하시는데 먼저 전화를 끊어?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야?"


"아 이 새키 꼰 다됐네. 끊어! 나 말할 힘도 없어."


"그니까 서울 언제 올"


"안 가! 미친놈아 끊어!"


"띠리리링"


"야! 서울 타령 좀 작작해! 며칠 뒤면 태권도장 오픈인데 서울 갈 시간이 어딨 냐?"


"아저씨! 저 인영이에요"


"어?"


"아저씨 지금 어디예요?"


"인영아, 무슨 일인데?"


"저 지금 기차역이에요. 열 한시 출발이에요. 올 수 있어요?"


"갈게! 기다려!"


한성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달렸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챗지피티가 그린 그래서 흙모래야는 저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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