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인쇄소 사기 유형을 쓸 때만 해도 그다지 악의는 없었다.
오히려 돈 아껴보겠다고 무모하게 거래한 나를 탓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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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겐 이 인쇄소를 절멸시킨다거나, 다시는 영업을 못하게 만든다거나, 참교육을 시킨다거나.
이런 마음이 없었다.
누가 누구를 절멸시키고 참교육을 시킨다니. 조금 끔찍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이제 악의에 가득 차 있다. 후.
4월 28일에 주문한 책은 5월 26일이 돼서야 받았다.
인쇄소는 세 번에 걸쳐 매주 일정을 미뤘다. 선거 홍보물 때문에 바쁘다면서 훨씬 이전에 주문한 내 책 시작도 안 한 티를 냈다. 팍팍 냈다.
두 번째 미뤘을 때는 정말 안된다고, 오늘 할 수 있는 작업 분량을 보내라고 했다.
그래서 5월 20일에 30부를 받았는데..
표지 사이즈가 밀렸다.
'내 잘못인가?;
너무 당황해서 표지 파일 사이즈 확인해보고, 자로 실 사이즈 재보며 별짓을 다했다.
파일에는 문제가 없어서 인쇄소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전화했다.
"작업해보니까 안쪽 여백이 빡빡해서 별로 안 예쁘더라고~그래서 그렇게 작업한 거야"
"???"
그러니까 임의로..파일 지시사항 무시하고 작업해서 표지가 밀린 거다.
나머지 부수는 재작업해서 보내겠다고 했는데, 이때부터 그냥 환불받을걸 그랬다.
최종으로 받은 책은 정말 가관이다. 모든 인쇄사고 유형이 다 있다.
대부분의 책이 이렇게 찌부됐다. 검수 안 하나..
사진에서는 잘 안 보이는데, 대각선으로 인쇄되어 있다.
책등 본드가 이상하게 되어 있어서 쉽게 뜯어지고.
이런 책이 10권 중에 3권이다.
하나하나 찾아봐야 해서 검수도 스트레스 이만저만.
9박스가 왔는데 한 박스 전체가 이렇다.
이 정도는 이제 귀여워 보이고..
한 시간 검수하고 찾아낸 불량이 저 정도다.
이때 처음으로 화가 났고, 인쇄소에 화를 냈다.
결과적으로 40% 환불받기로 했고, 5월 31일까지 입금하기로 했다.
그런데 역시나. 여전히. 입금하지 않았다. 나는 7일을 더 기다렸다.
뭘 믿고 책을 반품하냐고 얘기하며.. 환불 먼저 하라고 했는데 또 대답이 없다.
그리고 6월 7일 드디어 전화를 받았고 나는 소보원 신고를 결심했다.
"혼자 작업 다 못해서 작업 맡긴 인쇄소 사장이랑 소주 한 잔 하고 있는데, 이거 내 잘못 100%가 아닌데 40% 환불은 과도한 거 같애. 그리고 인쇄 불량이 그렇게 많이 날 수가 없어"
이런 얘기를 하길래 정말 정말 이젠 정말 화가 났다.
납기일 못 지켜서 손해 난 것과, 내가 불량 찍어둔 사진은 뭐냐고 얘기하니까 뚝 끊어버렸다.
뚝-
그리고 연락이 또 없다.
과연 환불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