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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모리 Jun 08. 2022

[독립출판 일지] 12. 인쇄 사고, 소보원 신고하기

지난번 인쇄소 사기 유형을 쓸 때만 해도 그다지 악의는 없었다.

오히려 돈 아껴보겠다고 무모하게 거래한 나를 탓하기도 했다.


https://brunch.co.kr/@5-mori/36


그러니까 내겐 이 인쇄소를 절멸시킨다거나, 다시는 영업을 못하게 만든다거나, 참교육을 시킨다거나.

이런 마음이 없었다.


누가 누구를 절멸시키고 참교육을 시킨다니. 조금 끔찍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이제 악의에 가득 차 있다. 후.



4월 28일에 주문한 책은 5월 26일이 돼서야 받았다.

인쇄소는 세 번에 걸쳐 매주 일정을 미뤘다. 선거 홍보물 때문에 바쁘다면서 훨씬 이전에 주문한 내 책 시작도 안 한 티를 냈다. 팍팍 냈다.


두 번째 미뤘을 때는 정말 안된다고, 오늘 할 수 있는 작업 분량을 보내라고 했다.

그래서 5월 20일에 30부를 받았는데..

표지 사이즈가 밀렸다.

'내 잘못인가?;

너무 당황해서 표지 파일 사이즈 확인해보고, 자로 실 사이즈 재보며 별짓을 다했다.

파일에는 문제가 없어서 인쇄소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전화했다.


"작업해보니까 안쪽 여백이 빡빡해서 별로 안 예쁘더라고~그래서 그렇게 작업한 거야"

"???"


그러니까 임의로..파일 지시사항 무시하고 작업해서 표지가 밀린 거다.

나머지 부수는 재작업해서 보내겠다고 했는데, 이때부터 그냥 환불받을걸 그랬다.


최종으로 받은 책은 정말 가관이다. 모든 인쇄사고 유형이 다 있다.


1. 구겨진 책등

대부분의 책이 이렇게 찌부됐다. 검수 안 하나..


2. 페이지 인쇄 안 됨



3. 텍스트 박스 라인 밀림 & 낙장

사진에서는 잘 안 보이는데, 대각선으로 인쇄되어 있다.

책등 본드가 이상하게 되어 있어서 쉽게 뜯어지고.


4. 잉크 묻음, 잉크 번짐


이런 책이 10권 중에 3권이다.

하나하나 찾아봐야 해서 검수도 스트레스 이만저만.


5. (여전한) 표지 밀림

9박스가 왔는데 한 박스 전체가 이렇다.

이 정도는 이제 귀여워 보이고..


 



한 시간 검수하고 찾아낸 불량이 저 정도다.

이때 처음으로 화가 났고, 인쇄소에 화를 냈다.

결과적으로 40% 환불받기로 했고, 5월 31일까지 입금하기로 했다.


그런데 역시나. 여전히. 입금하지 않았다. 나는 7일을 더 기다렸다.



뭘 믿고 책을 반품하냐고 얘기하며.. 환불 먼저 하라고 했는데 또 대답이 없다.

그리고 6월 7일 드디어 전화를 받았고 나는 소보원 신고를 결심했다.


"혼자 작업 다 못해서 작업 맡긴 인쇄소 사장이랑 소주 한 잔 하고 있는데, 이거 내 잘못 100%가 아닌데 40% 환불은 과도한 거 같애. 그리고 인쇄 불량이 그렇게 많이 날 수가 없어"


이런 얘기를 하길래 정말 정말 이젠 정말 화가 났다.

납기일 못 지켜서 손해 난 것과, 내가 불량 찍어둔 사진은 뭐냐고 얘기하니까 뚝 끊어버렸다.


뚝-

그리고 연락이 또 없다.




과연 환불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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